베른, 루체른
짧은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스위스로 넘어왔다. 이제는 스위스다. 국경을 넘자마자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알프스의 나라답게 멋진 자연 풍경들이 들어왔다. 스위스 첫 번째 목적지는 베른이다.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의 구시가지로 이동했다. 지금도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스위스의 수도이자 베른 주의 주도(州都)인 베른에 조성된 중세의 구시가지를 가리킨다. 12세기에 아레강(Aare River)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에 건설되어 수 세기에 걸쳐 발전해 온 곳으로 지금까지도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출처:두산백과)
구시가지 베른의 모습이 나타났다. 집들의 붉은 지붕이 인상적이었다. 마을 전체가 거의 같은 색의 지붕이었다. 아레강(Aare River) 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천연 요새 같은 느낌도 들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아레강의 강물은 옥빛으로 빛났다. 은은하게 흐르는 신비한 빛깔의 강물이 잠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물 자체가 아름다웠다. 어찌 저리도 아름다운 빛깔을 낼 수 있단 말인가!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법한 신비한 색이었다.
제법 물살도 세고 깊어 보이지만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구명조끼도 입지 않아서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흐르는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면서 유유자적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무더위를 날려 주는 것 같았다. 이날도 무지 더웠던 기억이 난다. 저 강물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드디어 베른 구시가지로 진입을 했다. 멀리서 지붕만 볼 때와 마을 내부로 들어오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깔끔하게 정비된 마을이었고, 도로에는 전차들이 다닐 수 있도록 선로 시설들이 되어 있었다. 제법 큰 규모의 마을이었다.
스위스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 걸 보니 여기가 스위스라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빨간색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국기도 그렇고, 전차, 스위스 나이프, 각종 기념품들에 빨간 색상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도로 좌우에 줄지어 있는 건물들의 하부로 내려갈 수 있는 통로다. 이 지하실 입구 같은 문을 통해 들어가면 각 건물의 지하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내려가 보지는 않았는데 마치 미지의 세계로의 연결 통로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길을 걸어가다가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아인슈타인 (EINSTEIN) 생가이다. 내부까지 들어가 보지는 못했는데 위대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생가라고 하니 괜히 기분이 묘해졌다. 물리학과 출신인 나는 잠시 뭉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을 접하고 물리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그 장본인의 생가 앞에 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마치 아인슈타인과 같이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래서 성지 순례라는 것이 생겨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
아인슈타인 생가를 지나고 좀 걷다 보니 커다란 시계가 보인다. 시계의 나라답다. 화려하고 커다란 시계탑이 눈에 확 들어왔다. 정시가 되면 인형들이 실제 움직이는 동작을 하는 시계이다.
기념품 가게가 많았다. 주로 빨간색 계열의 기념품들이 많아서 그 화려함에 눈을 떼지 못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기념이 될만한 냉장고 자석류와 스위스 종(카우벨)을 구매했다.
스위스 연방의회 의사당이다. 웅장하고 멋진 외관에 잠시 감탄하며 사진 한 장 담아 본다.
베른 구시가지 관광을 마치고 루체른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바라 보이는 호수 너머로 아름다운 스위스 산들이 멀리 병풍처럼 둘러져 있었다. 바다처럼 넓은 호수와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청명한 스위스의 자연을 뽐내고 있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빈사의 사자상이다. 프랑스 대혁명에서 전사한 스위스 용병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자의 옆구리에 박힌 부러진 창이 리얼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덴마크의 유명 조각가 베르텔 토르발트젠의 디자인을 루카스 아른이 조각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보니 규모가 제법 큰 조각상이었다.
루체른의 상징인 가펠교로 이동했다. 로이스 강 위에 건조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지붕이 있는 목조 다리라고 한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가펠교는 멀리 높은 산과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하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이었다.
바이올린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지나다녔지만 관객은 거의 없었다. 잠시지만 관객이 되었다. 관람 후 버스킹 팁을 넣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
루체른 관광을 마치고 다시 버스로 이동했다. 달리는 버스 창밖에는 넓은 호수와 산이 펼쳐져 있었다. 경치를 감상하며 출출한 배를 채워줄 저녁 식사 식당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 배정을 받았다. 스위스의 숙소는 프랑스보다는 훨씬 나았다. 가족들과 모여 앉아 컵라면에 맥주 한잔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본다.
(2018년 감성 충전, 유럽 이야기 by 드림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