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이제 이탈리아 여행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로마와 바티칸 시국에 이은 방문지는 피렌체다. 피렌체는 사실 내게는 좀 생소한 도시였기는 했는데 제법 유명한 곳이었다. 피렌체를 거쳐 베네치아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피렌체는 로마의 도시로 기원을 하였으며, 번영한 무역업과 중세 시대 코무네 금융업의 중심지로서 오랜 세월을 보낸 후,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탄생지가 되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피렌체는 14세기에서 16세기 사이 유럽과 전 세계의 도시들 중에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가장 핵심 도시 중 하나라고 말한다.
14세기 이곳에서 통하던 언어는 이탈리아어이다. 이탈리아 문학 황금기의 대부분의 모든 작가들과 시인들은 다른 지역의 방언들을 제치고 피렌체 방언을 문학 언어로서 채택을 결정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현재 이탈리아어의 체계는 피렌체와 관련이 있다." (출처:위키백과)
피렌체에서 처음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한 것은 산타 크로체 성당이었다. 유명한 예술품을 보면 엄청나게 흥분해서 정신적 육체적 이상 증세를 보이는 스탕달 신드롬이란 말이 있다. 스탕달이 아름다운 미술 작품을 보고 심장이 심하게 뛰고 쓰러질 듯한 기분을 느꼈다는 그 성당이다.
피렌체의 첫 느낌은 예술 작품 같은 백색 성당의 모습이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쉽게도 내부 관람은 하지 못했지만 성당의 외관만으로도 충분한 예술적 느낌이 있었다.
기념품 가게에 한글이 적힌 컵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국인이 많아서 진열해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인이라면 구매를 할까? K-Pop 인기가 제법이던 그 당시였기에 한국어도 상품 가치가 있는 듯했다. 한국인이라면 선뜻 구해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한글 기념품이 반갑기는 했지만 조금 생뚱맞은 듯했다.
다음 방문한 곳은 페루치(Peruzzi)란 기념품 가게인데 피렌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쇼핑을 했던 곳이었다. 규모가 꽤 컸다. 주로 가죽으로 만든 다양한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서 선물용 골프공 주머니를 약 12개를 구매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마음에 들어 추가로 택배 주문까지 했었다. 부담 없이 선물하기 좋은 선물이었다.
페루치 쇼핑을 마치고 피렌체 거리를 걸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들 사잇길이 친근하기도 하고 고풍스러운 느낌도 났다. 고층 건물은 없었고 주로 1층에 가게를 운영하는 건물들이었다.
비좁은 골목 뒤에서 만난 단테 생가다. 시인으로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이자 서양사에 한 획을 그은 대표적 위인이다. 그 당시에는 정치가로도 유명했었다고 한다. 평소 문학 작품에 문외한이었기에 이런 작가의 생가는 사실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유명하다기에 사진 찍는 정도였다. 지난번 방문지인 스위스의 아인슈타인 생가와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지금 다시 간다면 느낌이 좀 다를까? ^^;
피렌체의 하이라이트인 피렌체 대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대성당을 건축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경외심마저 들었다.
피렌체 대성당(이탈리아어: Duomo di Firenze)은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있는 대성당(두오모)이다. 정식 명칭은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뜻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이다.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한 돔으로 유명하며, 실외는 하얀색으로 윤곽선을 두른 초록색과 분홍색의 대리석 판으로 마감되어 있다.
건물이 높아서 사진에 담기도 어려웠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워낙 대규모의 성당이라 쉽지 않았다. 내부 관람을 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빡빡한 여행 일정이라 내부 관람은 하지 못했다. 외관의 모습만 보더라도 충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피렌체 대성당이었다.
산 조반니 세례당 두오모 황금 문인 '천국의 문'이다. 피렌체 두오모 광장의 산 조반니 세례당이 있는데 두오모 성당과 마주 보고 있는 문이다. 천국의 문은 미켈란젤로가 극찬하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원본은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에 있고 이 문은 2개 복제품 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전시된 적이 있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행위 예술을 하는 분을 만났다.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정말 미동도 없었기에 처음에는 조각상인 줄만 알았다. 움직이는 장면을 보고서야 사람인 줄 알았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 주요 관광지마다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린 행위 예술가들을 볼 수 있었다. 꼼짝하지 않고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이곳 피렌체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던 버스가 앙증맞았다. 피렌체 골목 크기에 맞게 제작된 미니버스였다. 도심 미관을 해치지 않고 잘 조화된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을 마쳤다. 점심 식사를 하고 이번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베네치아로 이동한다.
2018년 다녀온 여행을 사진으로 글 여행을 하고 있다. 피렌체로 이동할 즈음부터 유럽 여행이 막바지로 접어들어 들고 있다는 아쉬운 마음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유럽의 많은 곳들을 돌아다녔고 충분히 즐기고 있었지만,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 아쉬운 감정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일생일대의 유럽 여행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는 그 아쉬운 느낌은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생각이 난다.
유럽 여행 전체 일정 중에서 설렘과 기대감을 느끼던 출발 전 한국에 있을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사람의 감정이란 참 이상했다. 여행 중에 충분히 행복했고 즐거웠지만, 여행이 끝나 간다는 그 아쉬움이 당시의 모든 행복했던 기분들을 눌러 버리고 있었다. 여행지의 그 당시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은 이미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짧은 피렌체 여행을 마치고 베네치아로 이동했다. 아쉬움과 기대감이 뒤섞인 묘한 감정으로 이탈리아 마지막 여행지 물의 나라 베네치아를 상상해 본다.
(2018년 감성 충전, 유럽 이야기 by 드림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