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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스푼 Dec 10. 2024

캔디케인에 진저쿠키, 사일런트 나이트



12월은 겨울의 시작이자 크리스마스의 낭만으로 가득한 달이다. 달력의 날짜가 지나갈수록 기대감에 부풀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바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소중한 이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곳곳에서 선물하기 좋은 특별한 상품들이 나오는데, 스미스티도 예외는 아니다. 스미스티가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선보이는 스페셜 티들 중 하나인 사일런트 나이트 허브차가 바로 이번 편의 주인공이다.





스미스티의 No.12 사일런트 나이트 허브차는 카튼부터가 남다르다. 광택이 번쩍거리며 빛나는 붉은 색의 카튼은 오직 사일런트 나이트 허브차만이 유일하다. 고유한 컬러와 더불어 티에 대한 설명도 통통 튀는 유머러스함이 돋보인다.


캔디케인을 컵 안에 옮겨 놓은 듯한 카페인 프리 허브티.


캔디케인이라니! 빨강과 하양으로 알록달록하게 예쁜 컬러감의 지팡이 사탕이라면 더욱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차가 아닐까. 시원하고 달짝지끈한 맛이 연상되는 귀여운 설명이다.

여기에 넘버링도 한 스푼, 아니, 두 스푼을 더했다. No.12는 12월을 뜻하며 한 해의 마지막 달이자 따뜻한 소망, 뜨거운 한 잔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야말로 홀리데이를 위해 준비된 달콤한 선물과도 같은 티다.

선물답게 차의 원료들도 다양하고 풍성하다. 카시아를 필두로 감초 뿌리, 생강 뿌리, 페퍼민트 잎, 달콤한 블랙베리 잎, 스테비아 잎, 생강 뿌리, 인도 사사파릴라와 천연 계피 오일이 들어간다. 계피와 생강이 들어간다니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디저트인 진저쿠키가 떠오른다.

캔디케인진저쿠키의 조합이라니, 정말 이보다도 더 크리스마스다운 케미스트리가 있을까?





사일런트 나이트를 처음 마셨을 때, 강렬하게 빛나는 붉은 색의 카튼이 먼저 눈을 사로잡았고 뒤이어 개별 포장된 봉투를 뜯자마자 진하게 풍기는 향에 취했다. 샤세를 꺼내고 나서도 옅어지기는커녕 마치 향수처럼 한동안 지속되었다. 허브차답게 페퍼민트의 시원함에 계피, 생강, 감초가 섞여 달달함이 가미된, 오묘하고 독특한 풍취가 있었다.


뜨겁게 우려내어 마셨는데 계피와 생강 등의 향신료가 어우러진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감초 특유의 달싸한 맛과 아마도 스테비아 잎 때문인지 살짝 쌉쌀한듯 달콤한 맛도 느껴졌다. 페퍼민트의 싱그러움도 있어서 마실 때 코와 목이 시원해지면서 왠지 몸이 가뿐해지는 걸 느꼈다. 티로서도 굉장히 훌륭했고, 아프거나 추위를 탈 때 마셔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향만큼이나 맛도 진했고, 너무 좋아서 한 번만 마시기는 아쉬움도 컸다. 그래서 한 개의 샤세로 세 번을 우려내서 마셨는데, 갈수록 조금씩 옅어지는 수색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처음에는 주홍빛을 띄었는데, 두 번째, 세 번째에 다다르자 연한 노란색이 되었다. 맛도 연해져갔지만 원체 진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마셔도 특유의 풍미가 묻어나서, 이게 너무 좋은 나머지 자꾸만 손이 컵에 가서 계속 홀짝거리며 마시게 되었다.





이 글을 올리기 며칠 전에도 티타임을 가졌다. 위의 사진들은 전부 그때 찍은 사진들이다. 샤세를 꺼낼 때부터 퍼져나간 향기는 계속해서 감미롭게 코를 자극했고, 티포트를 들어 입에 머금는 순간부터 뜨거운 온도감과 함께 오묘하고 달싹한 맛에 사로잡혔다. 조금의 부담도 없이 맛과 향이 다 자연스러웠으며 일체감이 뛰어났다. 계속 마시고픈 마음이 이는 차였다.





이때 티와 함께 티푸드도 곁들였다. 일본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명물 과자인 시로이 코이비토(하얀 연인)를 먹었다. 시로이 코이비토는 랑그  샤인데 얇고 바삭한 쿠키 사이에 초콜릿이 끼워져 있다. 푸른 봉투가 대표격인 화이트 초콜릿, 하얀 봉투가 밀크 초콜릿인데 사일런트 나이트와의 조합이 기막혔다. 달달하게 바스라지는 랑그  와 민트의 시원한 풍미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하모니를 연출했다. 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워 앞으로도 이렇게 티타임을 가져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재밌는 여담이 하나 있다. 티의 맛이 진해서 마실 때마다 한 번 이상 우려 마시곤 했는데, 첫 번째로 차를 우릴 때마다 수색은 거의 홍차에 가까운 주홍빛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스미스티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본래의 수색은 그보다 훨씬 연한 노랑이라서, 내가 상당히 진하게 마시던 편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두 번째 이상으로 우릴 때는 홈페이지에 나왔던 수색과 비슷해서, 결국 진하게 마시는 것부터 원래 기본적으로 우려내는 정도까지 여러 스펙트럼을 전부 맛본 셈이 되었으니 이 또한 거움이지 않을까 싶다.

겨울의 고요한 밤, 캔디케인과 진저쿠키를 한 모금 마시며 복하게 다가올 성야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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