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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은애 Jun 01. 2024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도전/희망/기적

 

초등학교 시절,

가장 많이 받았던 상이 글짓기 상이 었다. 특별한 툴은 없었다.

그냥 글짓기 대회를 하면 작은 다락방에 올라가 뭔가를 쓰기 시작했고 엄마에게 그것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글짓기 상을 곧잘 받아왔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문예부가 있었다. 그 당시 문예부에 들어가는 것은 꽤나 좁은 문이었다.

어떤 과정을 거쳤었는지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문예부에 들어가 활동하기 시작했다. 매년 우리는 시화전을 열었고, 엄마는 나에게 시인이 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졸업 후, 늘 책 읽는 건 좋아했지만 글쓰기, 시를 쓰는 창작 활동은 스멀스멀 사라지기 시작했다.

항상 다이어리, 편지도 많이 쓰고 뭔가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 많은 기록들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결혼하고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면서 그리고 해외로 나오면서 모든 짐을 정리해 버렸다.

이곳에 와서도 새로운 문화, 언어에 적응하느라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2024년 3월,

ACSI(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 International)에서 박영주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그분은 수원중앙기독초등학교 교장이셨고,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고 계신 분이었다. 자신의 삶을 나누면서, 

"이제 예전처럼 날고 기는 에너지로 교직의 일선에서 뛰기에는 나이가 점점 먹어가고 있고,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면서 아이들과 계속 만나고 싶다. 책을 쓰고 싶다. 두 가지를 발견한 후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두 권의 동화책을 출판했어요."

그분은 크리스천이지만 동화책에는 어떤 기독교적인 용어도 없다. 하지만 그 안에 기독교적인 가치관과 정신이 묻어 나오는 그런 책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오래전 버킷 리스트에 있었던 자서전 쓰기가 떠올랐다.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몇 주가 지난 뒤, 어떻게 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것의 첫 시작 중 하나가 바로 브런치 작가가 되어 삶의 스토리를 글로 남기는 것이었다.




이곳 알래스카에 와서 지금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생각만 하고선 삶에 여유가 없었다. 감히 글을 써야겠다는... 지금도 내 삶은 풀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야 할 것이 많은 이 시점에서, 글을 쓰고 남기기 시작한 이유는...


하루하루 선물처럼 주어진 삶의 시간들을... 아이들과 함께 한 소중한 추억들을...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새롭게 깨달아 가는 것들을 글로 남기고,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고, 


언젠가 내가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녀들이 글을 보며 나를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고...

60이 되고 70이 되고 80살이 되었을 때, 나의 글을 보면서 이때를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지금은 나처럼, 한국에서 알래스카 시골섬에 살려고 바로 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지만, 

내가 그렇게 용감했었다 ㅎㅎㅎ

언젠가 한국에서 누군가 이 섬에 살러 왔을 때, 

나의 글이...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앞으로 써 내려갈 많은 스토리 속에 때로는 실패도 있고 실수도 있겠지만, 

희망과 감사... 도전과 기적을 담아내는 작은 그릇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오늘도 새벽 1시,

졸리는 눈을 비비며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마음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것이 글을 쓰는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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