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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K이혜묵 Jul 19. 2024

퇴직 1년 만에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본다.

집수리업이라고 해야 할지 인테리어업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퇴직을 2023년 3월 16일 날이었으니 24년 3월 28일 날 드디어 퇴직 1년 만에 사업자 등록을 했다.

퇴직 후 쉼 없이 달려온 나날들이었다.

평생 동안 해 오던 일을 버리고 새로운 세상에 길이 험하다는 것을 1년간 뼛속 깊이 느꼈다.

돌아갈 길도 없애고 미련이 남을 까봐 흔적도 지웠다.

직장에 있을 때 퇴직한 선배들이 찾아와 도와 달라고 그렇게  찾아왔을 때 매몰차게 대했던 나!

후배들에게는 절대로 찾아가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고 지냈다.


1년간 막노동의 삶에서 한 가지 기술이라도 익히기 위해 많은 수모를 참았던 것 같다.

회사 다닐 때는 그래도 깔끔한 옷차림에 깨끗한 신발을 신고, 귀에는 폼나는 이어폰을 끼고는 출퇴근했어다.

지난 1년간은 온갖 먼지가 묻은 작업복에 시멘트와 페인트 실리콘이 묻은 안전화로 피곤하면 아무 곳이나 덥석 앉아 벌컥벌컥 물이나 싼 커피를 마시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누군가 내게 전문 기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럴 때는 다 했요.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합니다.

어떻게 역설적으로 보면 다 못한다고 할 수 도 있다.

One Think , 한 가지만 잘해라. 한 우물만 파라 조언을 해도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할 줄 알고 싶다.

이제 다루는 아이템도 몇 가지 늘었다. 배워보지 못했던 장판설치, 강마루 교체, 붙박이장 철거 등 가짓수를 늘려가고 있다.


계속 남 밑에서 그리고 인력사무소를 찾아다닐 수는 없어 드디어 개인사업자를 냈다.

사실 이것도 많이 주저했다.

개인사업자는 인터넷상으로 쉽게 등록이 되고 폐쇄도 쉬어 아무 때나 해도 된다.

그런데도 많이 머뭇거렸다.

결국 지인이 도배를 맡기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지 않으면 대금이 안 주겠다고 반 협박을 했다.

"왜 주저하느냐! 당장 사업자 내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해라.

좋은 아이템인데 뭘 그렇게 두려워하느냐"

결국 그 돈을 받아야겠다는 핑계로 새 무서에 문턱을 두드리게 되었다.


사실 사업을 해보고 싶어 20여 년 전에는 경영학 석사를 전공해 보기도 했다.

내 사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항상 기저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나이에 투자금을 들여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거주지에 주소에 등록을 하게 되었고 업종도 투자금이 많이 들지 않는 출장 집수리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은 숨고에 20가지 아이템을 할 수 있다고 등록하고 활동하고 있다.

이곳도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등록을 시켜 준다.

돈이 되든 안되든 실적을 쌓고 능력을 높이기 위해 싸게 견적을 넣고 경험을 늘려가고 있다.

일을 마치면  좋은 리뷰를 써달라고 매번 부탁하고 있다.

아내가 옆에서 보더니 "남들에게 부탁 잘 못하더니 이제는 많이 변해네" 한다.


아직 안 되는 것이 있다. 

일명 광고 찌라시(선전지)를 못 뿌려 봤다. 그리고 끌고 다니는 1톤 포터에 광고판을 달지 못했다.

이거는 좀 더 배가 고파봐야 되려나.


블로그는 누가 연락이 오든지 말든지 계속 쓰고 있다.

최근 지인이 "과거 블로그와 많이 달라졌네." 이렇게 말했다.

딸아이고 블로그 쓰는 방법을 많이 조언해 주고 아예 매뉴얼을 하나 만들어 주어 검색수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치지 말자. 쓰러지는 그날까지 참고 이겨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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