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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K이혜묵 Jul 22. 2024

연봉 1억에서 1천만 원 미만으로 날개 없이 추락

그래도 서러워 마라. 버텨라

일 년 동안 무어이든 배워보겠다고 돈을 많이 썼다. 그리고 기술을 익히고 돈벌이를 위해서는 공구들도 필요해 몇백만 원을 투자했다.

사람이 살아야 하는 단독주택의 아랫채 단칸방을 월 20만 원에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집에서는 먼지 나고 지저분 해진다고 나가라고 한다.

이곳에서 기계톱도 돌리며 실험실로 운영하기 위해서 이다. 

철거현장에서 일하고 나면 버릴 물건들을 차에 싣고 이곳에 보관한다. 뜯어보고 원리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조립도 해 본다.


짐을 싣고 다니기 위해 1톤 포터는 온비드에서 공매로 구입했다.

이렇게 학습에 돈 쓰고, 공구사고, 화물차 구입하느라 통장에 잔고들이 줄어들고 있다.

매월 일정한 날짜가 되면 들어오던 돈이 단절되었다.

세전 1억 4천만 원 정도의 수익이 사라진 것이다.

집에는 하숙비도 내지 않는다.

휴대폰에 지인들의 애경사 문자가 뜰 때면 두렵다.

일이 있을 때만 겨우 일을 하고 없을 때는 우울해진다. 

지금 벌이를 매월 계산해 보고 싶지만 그래봐야 경우 1.5백만 원 정도 일 것이다.

계산한 들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점심 값이 아까워 창고에 갈 때는 아내 몰래 도시락을 싸들고 간다.

일도 없는데 무슨 호사스러운 점심인가?

과거에 스타벅스에 먹던 커피도 끊었다. 멋스럽게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 따끈한 커피 한 장 시켜 놓고 책장을 넘겼었는데

이제는 다가갈 수 없는 먼 추억이 되었다.

너무 내가 구두쇠로 살아가는 걸까?


일이 없고 힘들 때는 그냥 과거하던 일로 돌아갈까?

"아직은 자리도 있고 급여도 꽤나 준다는데."

고집을 꺾고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지만 버텨보자.

돈 되는 일이라면 도둑질과 강도질 사기만 치지 말고 무어든지 해보자.


몇 달 전 보도새퍼의 "맨탈의 연금술"을 읽었다.

현시점에 내게 가장 와닿는 것은 이 책 내용 중 "버티는 자가 이긴다."라는 챕터였다.

퇴직 초심에 각오를 잃지 말자.

여기서 포기하면 영원히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남의 밑에서 조직생활만 해야 한다.

그것도 오래가지 못할 거고 몇 년 정도만으로 끝날 것이다.


지금 친하지 않지만 학창 시절 그렇게 친했던 놈이 "왜 그렇게 어렵게 살아가냐? 편안길을 나 두고"

"그냥 재밌어" 그리고는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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