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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나를 단단하게 만든 시간들

by 봄날의꽃잎
필사를 하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

필사를 하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중 하나를 소개해본다


아침이면 조용히 펜을 든다.

익숙한 종이의 촉감과 잉크가 스며드는 소리를 들으며 오늘도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쓴다. 필사는 어느새 내 삶의 일부가 되었고, 돌이켜보면 그것은 단순한 글씨 연습이 아니라 나를 치유하는 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딸로서 내가 감당해야 할 역할들은 끝없이 이어졌다. 때론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리고, 때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서운한 감정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런 날일수록 나는 더 깊이 필사에 몰입했다.


손끝으로 글자를 새기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졌다. 필사 속 글자들이 내 감정을 다독이고, 작가의 문장들이 나를 위로했다.

하루하루 쌓인 필사의 흔적이 나의 마음을 정리해 주었고, 그렇게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원장으로서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날 때,

엄마로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줄 때,

아내로서 가정을 돌볼 때,

딸로서 부모님을 이해하려 할 때, 나는 더 단단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쉽게 흔들렸을 순간에도 깊이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바라볼 수 있었다.

글을 따라 쓰며 배운 문장들이 내 것이 되어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다.


노력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성품이 되며,

성품은 운명이 된다고 했다.

나는 필사를 하면서 이를 온몸으로 느꼈다.

필사는 나를 가꾸는 시간이었고,

나의 내면을 단련하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매일의 필사는 나를 성장하게 했고,

이제는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오늘도 나는 펜을 든다.

글자를 따라 쓰며 마음을 다스리고, 그렇게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필사는 여전히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는, 이 작은 습관이 내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주리라는 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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