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필사
좋은 삶이란
비빌언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삶이다
부아c, 외롭다면 잘 살고있는 것이다
‘비빌 언덕’이라는 말을 처음 읽었을 때
마음이 선뜻 가지는 않았다.
비빈다는 말이
어딘가에 억지로 달라붙는 느낌 같아서,
조금은 초라해 보이기도 했다.
나는
기대지 않고 서고 싶은 사람이었고,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모습은
내가 되고 싶지 않은 모습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비빌 언덕’이라는 말이
처음엔 좋지 않게 읽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비빈다는 건
꼭 매달린다는 뜻만은 아니었다.
차가운 손을
따뜻한 컵에 비비듯,
굳은 마음을
조용한 말 한마디에 비비듯,
조금은 살아볼 힘을
다시 얻기 위한 동작일 수도 있었다.
좋은 쪽으로의 비빌 언덕이라면,
그건
의존이 아니라 회복에 가까운 말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그런 언덕들이 있다.
아침에 적어 내려간 한 문장,
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글,
잘 버텼다고
아무 조건 없이 인정해주는 나 자신의 목소리.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늘 괜찮은 쪽을 선택하려 애써온 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하루를 살아낸 나.
나는
누군가에게 비비며 살아온 사람이기보다
살아오면서
스스로 기댈 자리를
조금씩 만들어온 사람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제는
‘비빌 언덕’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다.
힘들 때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들,
눈에 띄지 않지만
분명히 나를 버티게 해준 것들.
그것들을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 자체가
이미
나의 좋은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내가 기댈 수 있는 자리를 하나 더 만든다.
누군가에게 매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일의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