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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영 Mar 28. 2024

내 인생의 주체인 내가 나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chapter 01. 나는 누구인가)

운동선수가 운동을 1,2년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 은퇴 전까지 오랫동안 정상의 위치에서 승승장구하려면 몸 관리는 필수다. 부상을 입으면 회복이 될 때까지 충분한 휴식과 재활 치료를 받고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컨디션 관리를 잘하며 체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식단과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성공도 1,2년 만에 하는 게 아니라 같은 원리인데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부상이 있지만 그걸 참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걸 열정이라 생각했고 그게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는 거라 생각했다. 물론 부상이 있음에도 쉬지 않고 계속 경기를 뛰니 안 뛰는 것보단 결과가 조금씩 나오기라도 했지만 늘 만족할만한 결과가 아니었고 결국 한계에 다다랐다.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하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운동하는 방법이나 자세를 몰라서 헬스장에 가지 않고 유튜브만 보며 주야장천 생각만 하고 있을 바엔 무작정 집 앞 산책로라도 걷는 게 훨씬 낫다. 하지만 반대로 무작정 걷기만 한다고 무조건 살이 빠지고 몸이 좋아지는 건 아닌 원리와 같다. 


그냥 무작정 열심히만 하는 것은 부상 입은 선수가 계속 경기를 뛰는 것과 같고 엔진 경고등에 불이 들어온 자동차를 계속 운행하는 것과 같다.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지 않은가? 나를 뛰게 만드는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무엇인지, 어떨 때 기분이 좋은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지, 내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은 언제인지를 알고 열심히 해야 한다. 그냥 열심히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원동력과 동기부여가 떨어지고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늘 품고 있어야 하고, 불행한 상황이 닥치고서야 수습하는 게 아니라 불행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되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그런 감정 상태를 느끼게 만드는 것들에 눈과 귀를 닫고 차단하면 된다. 아무리 내 능력이 출중해도 고장 난 기계는 작동을 하지 않는다. 나를 뛰게 만들었던 원동력과 동기부여는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께 금전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었고, 결혼을 했을 땐 능력 있고 좋은 남편이 되고 싶었고, 내 자식에게는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경험하게 해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 빌라가 아닌 좋은 아파트에 살아보고 싶었고, 주변에 내 사람들을 득실 따지지 않고 챙길 능력을 갖추고 싶었고, 좋은 차도 타보고 싶었다. 이것들을 하려면 일반 직장 생활을 하며 월급을 받는 근로소득으로는 불가능했고 무조건 많은 돈을 버는 일을 해야만 했다. 음악을 시작한 것도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 시작한 건 맞지만 자기만족에 젖어 홍대 입구 앞에서 버스킹만 하며 하고 싶은 음악만 해야 된다고 했다면 음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할 때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 대중적인 음악과 남들이 많이 듣는 트렌드에 맞는 음악을 하려고 했다. 왜냐면 그래야 나중에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높아져서 유명해지고 리스너가 많아졌을 때 결국 그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항상 동기부여와 원동력은 가득했기에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던 건 감정 컨트롤과 낮아지는 자존감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나를 늘 불안하고 불행하게 만들었다.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은 걸 넘어서서 불행했고 항상 나보다 실력 있고 결과가 좋은 사람들을 보며 자극만 받아야 하는데 그들과 나를 비교까지 하다 보니 자존감이 바닥을 찍는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부상을 입고도 계속 운동을 한 운동선수처럼 불행함을 안고 앞으로 나아갔기에 조금씩 성장은 했고 결국 군대 전역 후 진로 방향을 다른 길로 갔을 때도 이 후유증은 나를 괴롭게 하다가 2021년에 무너지게 됐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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