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춘기 아들과의 대화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말을 할수록 결국엔 잔소리가 되어 좋은 말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소리를 못할 바에야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필요한 말만하고 있다. 며칠 전 하교한 아들이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한다.
“엄마, 오늘 급식에 에그타르트 나왔다.”
“그래? 급식에 그런 것도 나와?”
“어, 오늘이 처음 아니야. 지난번에도 나왔어.”
“맛은 괜찮아?”
“어. 맛있어.”
“그래? 집에서 한 것 보다 맛있어? 에그타르트는 집에서 만든 게 젤 맛있다며?”
“어. 급식에 나오는 것도 맛있더라구. 에그타르트 만들어주면 안 돼?”
“그럴까. 만들어볼까? 날도 추워졌으니 오븐, 공장 돌려볼까?”
아이들 어릴 때 가끔씩 재미삼아 만들던 에그타르트다.
아이들 간식으로 처음 만들어 봤던 건 쿠키와 머핀이었다. 어렵게 생각되었던 베이킹이 정확한 계량만 하면 비교적 쉽게 만들어져 쿠키와 머핀 성공 후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며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 마카롱과 에그타르트를 발견했다. 레시피를 쭉 읽어보니 재료도 비교적 간단하고 해볼 만하다 싶어 재료를 구매했다. 쉽게 생각하고 시도한 마카롱은 간단한 재료에 비해 너무나 어려운 고난이도의 베이킹 이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모양이 비슷하게 갖춰진 건 단 한번뿐이었으니……. 성공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난 마카롱은 포기했다. 아이들이 마카롱 맛집으로 인정한 동네 카페에서 사 먹는 걸로…….
다음으로 도전한 에그타르트는 레시피가 좋아서였을까? 첫 시작부터 너무 맛있게 성공이었다. 에그타르트 첫 성공 이후 대량 만들기에 돌입했다. 대량으로 만들며 집안에 펼쳐진 모습이 공장 같아 공장 돌린다라고 표현했었다.
재료는 다음과 같다. (에그타르트 20개 분량)
-은박 에크타르트 베이킹컵
-타르트지
: 밀가루 박력분 500g, 버터 300g, 설탕 20g, 찬물 50g, 소금약간
-필링
: 달걀노른자 8개, 바닐라에센스 반스푼, 생크림 300g, 우유 360g, 설탕 200g, 소금 약간
*타르트지*
1. 박력분은 체에 걸러준다. (가끔 그냥 하기도 한다.)
2. 차가운 버터를 박력분에 넣고 주걱으로 잘게 부순다. 보슬보슬해지게
3. 차가운 물에 설탕, 소금을 녹여 2번에 나눠 넣어주며 반죽한다.
4.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 30분 정도 휴지시킨다. (완성된 반죽을 다음 공정 전까지 일정 시간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을 뜻한다.)
*필링*
1.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해서 노른자만 준비한다.
2. 달걀에 바닐라 에센스를 넣고 섞는다.
3.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살짝 데운 후 생크림, 설탕, 소금을 넣고 잘 섞는다.
4. 3에 준비한 노른자를 넣어 섞는다.
타르트지 반죽이 냉장고에서 휴지되는 동안 필링을 만들었으면 이제 반죽을 베이킹컵에 적당량의 분량씩 떼어 잘 펴준다. 이 작업을 할 때 손이 많이 필요해서 온 식구가 다 매달려서 한다. 위 재료와 레시피는 20개 분량이지만 집에서 만들 때는 50개 이상을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도 함께 한다. 적당량의 반죽을 떼어 은박 베이킹컵에 올려주면 아이들은 클레이 하듯 반죽을 예쁘게 펴서 필링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준다.
그렇게 기본 준비가 끝나면 필링을 채워준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25~30분 구워주면 맛있는 에그타르트 완성된다.
집에서 에그타르트를 만든 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나 카페를 가면 가끔 사서 맛을 보는데 아이들은 집에서 직접 만든 게 젤 맛있단다. 아마도 본인들이 함께 만들어서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량으로 만든 에그타르트는 하나씩 낱개 포장을 해서 냉동실에 보관해 간식이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커피나 음료와 함께 먹으면 필링이 사르륵 녹는 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 들고 금방 오븐에서 꺼내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왔다고 느끼기도 전에 겨울 같은 날씨가 되어 버렸다. 오븐 돌리기 좋은 계절이다. 이번 주말엔 아이들과 함께 에그타르트를 만들어봐야겠다. 함께 만들어 달달한게 입으로 들어 가다보면 서로에게 달달한 말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