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사우나를 하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오션뷰 호텔 방에 처음 들어갔던 때요. 침대 옆에 있는 커다란 창문에 해운대 바다가 액자처럼 큼직하게 담겨있었어요. 황홀할 정도로 날씨까지 유독 좋았던 날이었거든요.
Q.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셨군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언니 : 엄마가 먼저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어요. 퇴사하면 여행! 이건 국롤이죠. 특히 모든 비용은 다 어머니께서 지불해 주실 테니, 이건 정말 놓칠 수 없는 기회잖아요?(웃음)
동생 : 인턴 계약이 프리랜서로 전환되면서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을 때였어요. 마침 엄마도 휴가를 낼 수 있다고 먼저 여행을 제안했죠. 기간은 엄마의 휴가일로 정해졌고 비행기와 숙소 예약 진행은 언니가 맡았어요. 저는 가고 싶은 식당이나 소품샵 같은 곳을 찾아봤어요. 그렇게 부산으로 떠나게 됐어요.
Q. 평소에도 가족들과 여행을 자주 다니시나요?
언니: 제가 중학생 때까지는 다 함께 자주 여행을 떠났어요. 저희 둘 다 어릴 때는 엄마 아빠도 젊었을 때니 주말마다 계절마다 놀러 다니기 바빴죠. 공부만 해야 하는 고등학생, 친구들이랑 놀기 바쁜 대학생을 지나 일하느라 힘든 직장인이 되면서 어느 순간 가족 여행은 희미해졌죠.
동생: 음 어렸을 때는 자주 다녔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부터는 가족여행을 가기 어려워졌어요. 그러다가 성인이 돼서 엄마와 종종 부산, 춘천, 대전으로 가볍게 여행을 다녔어요. 엄마는 저에게 다 맞춰주고 저도 엄마가 편해서 엄마가 어디 가고 싶다고 말하면 그냥 같이 다녔던 기억이 있어요.
Q.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궁금해요.
언니: 오션뷰 호텔 방에 처음 들어갔던 때요. 침대 옆에 있는 커다란 창문에 해운대 바다가 액자처럼 큼직하게 담겨있었어요. 황홀할 정도로 날씨까지 유독 좋았던 날이었거든요. 감격에 젖어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순간이었습니다.
동생: 엄마랑 호텔 안에 있는 사우나를 갔던 순간이요. 사우나 창문 너머로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처음에 온탕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동시에 바다가 너무 예쁘다며 감탄이 나왔어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사우나를 하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모든 삼박자가 다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었죠.
Q.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책으로 내신다고 한 것도 흥미로운데요.
언니: 엄마와의 여행이 정말 행복했어요. 깡통시장에서 컵 떡볶이랑 오뎅을 먹는 것도, 바다를 보며 걷는 것는 평범하고 소소한 일들까지도 정말정말 즐거웠거든요. 이 행복을 깊게 남기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었어요. 그들도 당장 엄마랑 여행을 떠나게끔 등을 떠밀고도 싶고요.(웃음)
동생: 오랜만에 엄마랑 길게 떠나는 여행을 그냥 떠나보내기엔 아쉬웠어요. 사진이나 인스타그램에 남기는 것보다 다른 무언가로 이번 여행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책을 내보기로 했죠. 언니와 저는 에세이를 좋아해서 우리도 한 번 에세이를 써보자!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