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르리 나의 노래를

나의 노래

by 임세환

어제는 가족들과 덕수궁과 그 돌담길을 다녀왔습니다. 옛 정동극장쪽에 주차를 하고 이화여고와 예원학교 사이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낙엽쌓인 돌담길, 낙엽비가 쏟아지는 길은 예쁘고 낙엽밟는 소리도 고왔습니다.


아이들은 땅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늘높이 던지고 연실 함박웃음입니다. 한참을 하늘에다 던지다 지쳤는지 서로에게 그리고 아빠에게 던지고 활짝 웃습니다. 한바탕 낙엽전쟁이 펼쳐졌는데요. 패자는 없습니다. 낙엽을 맞는 사람도 던지는 사람도 즐거우니까요. 아이들은 낙엽을 던지고 놀며 아이들만의 노래를 부르네요


돌담길을 따라가다보면 마술사의 공연을, 버스킹하는 가수들의 공연도 볼 수 있습니다. 어제 멋진 날씨와 함께이 분들을 만날 수 있어 가을이 더 풍성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박건탁 마술사님


"제가 몇살처럼 보이세요? 25살이요? 아닙니다. 15살? 아니에요. 제가 여기서 이렇게 마술공연을 하니 나이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시는데... 저 미성년자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에요. 내년이면 제가 수능을 보네요. 하지만 마술이 좋아 여기서 공연을 합니다."


능수능랄하게 카드마술을 하는 친구, 서현이 눈에는 정말 멋지게 보였습니다. 제가 봐도 멋있었으니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저렇게 해나가는 걸 보니 어른으로서 대견스러웠습니다. 마술은 박건탁군의 삶의 노래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신나고 즐겁고 웃음이 나는 노래를 듣고 봅니다.

김광석의 <나의노래>인데요. 시작부터 경쾌한 하모니카가 울려퍼집니다. 어찌 저렇게 신나게 연주하고 노래할 수 있는지 보고만 있어도 흥겹고 절로 웃음이 납니다.

수없이 하모니카를 불고, 셀 수 없이 기타와 호흡을 맞추고 노래를 불렀을 것입니다. 좌충우돌속에 조그만 읆조림이 계속 되었을 것입니다. 그 시간의 장벽을 뛰어넘으니 노래는 다듬어지고 정교해졌고 자유롭게 즐기며 개구지게 노래를 가지고 놀 수 있게 됩니다. 김광석의 <나의 노래>는 그의 음악이야기인 셈이네요.


김광석의 노래를 정식앨범이 아닌 공연앨범 또는 유투브의 공연영상으로 보고 들으면 감동은 배가 됩니다. 정제된 음반에서는 들을 수 없는, 날 것의 김광석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광석의 땀, 웃음, 박자를 맞추는 발, 관객들의 박수, 그 박수에 맞춰 들었다 놓았다하는 하모니카소리는 <김광석 3집>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허공에 잠시 멈춘 그의 눈길은 음반에서는 더더욱 볼 길이 없겠죠. 김광석을 더 잘 듣고 보고 느끼고 싶다면 그의 공연영상을 만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나의노래>가 있습니다. 어제 만난 건탁군에게는 마술이, 광석이형에게는 삶이, 서현이와 재현이의 오늘 하루가 모두 자신만의 노래입니다. 물론 저의 오늘 하루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주일의 시작 멋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아름다운 노래가 될 수 있도록 한 발걸음 더 내딛습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달픈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자그맣고 메마른 씨앗 속에서

내일의 결실을 바라보듯이

자그만 아이의 울음 속에서

마음의 열매가 맺혔으면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거미줄처럼 얽힌 세상 속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가지처럼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 세상 속에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있는 한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수많은 진리와 양심의 금문자

찬란한 그 빛에는 멀지 않으리

이웃과 그 벗들의 웃음 속에는

조그만 가락이 울려 나오면


나는 부르리 나의 노래를

나는 부르리 가난한 마음을


그러나 그대 모두 귀 기울일 때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가리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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