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카세트테입

너에게

by 임세환

저에게는 30년 넘게 자주 보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등학교2학년떄 같은 반이 된 이후 지금까지네요


대신고등학교와 집까지는 버스로 4정거장이었습니다. 네 정거장 지나 무악재 고개를 넘어 친구 집이 나오고 또 한 정거장 더 가면 우리집이 나왔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9시, 이 친구와 걸어 집에 갑니다. 그 밤에 무악재 고개를 넘으며 <유재하>,<이문세>,<변진섭>,<노래를찾는사람들>의 노래를 자주 불렀습니다. 거리가 노래방인 셈이었네여. 모임이야기도 하고, 도서부 이야기, 책이야기, 사람이야기, 친구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친구집입니다.


"내가 니네집까지 데려다 줄꼐"

"그래"


우리집앞

"야! 이번에 내가 데려다 줄께"

"그래라"


다시 친구네 집으로 향합니다.

친구집 앞

"여기까지 왔는데 진짜 내가 데려다줄계"

"그러던가"


다시 우리집앞

"아직 시간 있으니 내가 니네집까지 갔다오지 뭐"

"ok"


그후로도 몇번을 왔다갔다했었네요. 12시가 다 되어갈때 쯤, 딱 중간지점인 무악재역에서 각자의 집으로 헤어져 돌아갑니다. 그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었네여.

뭔 남자얘들이 말들이 많은지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떠들었었지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를 어제 만났습니다. 사회에 나오고나서도 일주일에 한번꼴은 봅니다. 어느때는 일주일에 매일 보기도 했었네요. 아직도 무악재 고개 너머 친구네집 이제는 지하철 한 정거장 뒤에 우리집이 있으니까요.


"나, 요새 김광석노래 정주행하고 있어. 내년 1월 6일까지는 모두 다 다시 듣고 브런치에 글 남겨볼려고"

"와, 그래. 김광석 완전 좋아하지. 너 김광석의 <너에게>라는 노래 알어?"


"아.....그건 모르겠다"

"그거 김광석 다시부르기1집에 있어. 1993년에. 그 때 한 여자애한테서 선물받았지. 그래서 기억해. 그 선물을 말이야....종로나 명동가면 리어카에서 카세트테잎 팔았었잖아? 그지?

그거 받았었거든. 김광석을 알긴 알았는데 이 노래 듣고 푹 빠졌었지. 내 소원이 김광석 콘서트 가는 거였어. 1994년에 연세대에서 축제할때 김광석이 왔었거든. 거기라도 갔어야 했는데. 군대 제대하고는 꼭 가보려고 했지. 근데 내가 일병떄인가 그 겨울 일요일에 말이야....."


"아싸! 야 나는 대학입학전에 딱 한번 가봤어. 나도 제대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었던 게 광석이형 콘서트였는데....그래도 나는 너보다 행복하다. 유투브 뒤져봐. 공연영상이 올라온 거 있더라고. 학전에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그래"

1992년 영상이라네요. 광석이형도 노영심의 피아노도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친구가 이야기 한 <너에게>를 찾아듣고 있습니다.

광석이형이 1989년 1집에서, 1993년 다시부르기1집에서 불러주었네여. 친구가 좋아할 만한 예쁜 노래였습니다. 친구를 좋아했던 그 여학우가 내민 카세트테잎이 보이는 듯 합니다. 노래가사가 그 여자얘의 마음을 담았겠지요. 김광석테잎을 내 친구에게만 주었다고 선배들이 많이 골리고 놀렸다고도 했습니다.


' 아 이 자식, 그 떄 그 친구를 잡았어야 했는데....'


예쁘고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는 김광석의 노래와 이야기가 좋습니다. 다 저마다 사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추억을 기억하고 가슴에 품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 오늘을 살아갑니다.

광석이형이 있었다면 <테스형>의 나훈아처럼 지금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을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그래도 늘 형의 노래와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2021년 여름 슬기로운 의사생활 두번째 시즌을 하고 있습니다.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들려오는데요. 바로 김광서의 너에게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아 그래 "투유"라고 했는데요. 광석이형의 너에게였습니다. 슬의생 노래를 글에 담으려 수정했습니다. 아이들도 아내도 너에게를 좋아하네요





나의 하늘을 본 적이 있을까

조각 구름과 빛나는 별들이

끝없이 펼쳐 있는

구석진 그 하늘 어디선가

내 노래는 널 부르고 있음을

넌 알고 있는지


나의 정원을 본 적이 있을까

국화와 장미 예쁜 사루비아가

끝없이 피어 있는

언제든 그 문은 열려 있고

그 향기는 널 부르고 있음을

넌 알고 있는지


나의 어릴 적 내 꿈만큼이나

아름다운 가을 하늘이랑

내가 그것들과 손잡고

고요한 달빛으로 내게 오면

내 여린 마음으로

피워낸 나의 사랑을

너에게 꺾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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