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하던 사범대에 진학했다. 그런데 나 자신이 낯설다. 내가 이토록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었나? 대학교 첫 시험에서 C를 받았다. 놀랍게도 나름 열심히 공부한 결과였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A+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것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높은 성적을 받았다고 했다. 뭔가 이상했다, 나만 전공 공부하는 것을 벅차하고 있었다. 대학 동기들은 똑같은 수업을 듣고도 잘 따라가고 있었다. 이때 열등감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꼈다. 왜 똑같은 수업을 들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지? 이 묘한 감정은 약간의 질투와 억울함이 섞인 감정이었다.
또 낯가림이 있는 이 성격은 대학 생활을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처음 만난 타인하고 스스럼없이 장난치고 때로는 스스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면 주변에서 그렇게 호응을 해준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용히, 호응도 신나게 하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술자리란 술자리는 다 참석했던 것 같다. 이거라도 참석해야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 술은 약간의 용기를 준다. 술이 주는 용기를 빌려 그 무리에 녹아들려고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최악이었다. 다음날이 되면 모두 리셋이다. 술자리에서는 아주 신나게 떠들고 이야기했더라도 맨 정신에 길거리에서 만나면 서로 못 본 척하기 바쁘다. 아주 허무하고 의미 없다.
고등학생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었다. 정말 24시간 친구와 붙어있었다. 서로 의지했었고 배가 찢어지게 웃는 날이 많았었다.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비슷한 지역에 있는 대학을 진학했는데, 나 혼자 다른 지역으로 갔다. 24시간을 채우던 고등학교 친구들의 부재와 나와 맞지 않는 대학 분위기. 20살이 되어 처음으로 외로움을 느꼈다. 1학년 1학기 때 핸드폰 통화 요금을 매월 모두 사용했다. 또 오랜만에 한 친구와의 통화에서 전화를 받자마자 울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자퇴할까? 반수를 할까? 생각하며 방황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잘 졸업했다. 열등감은 아직도 극복하진 못한 것 같다. 다만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고 여전히 다스리는 중이다. 외로움은 익숙해진 것도 있고 홀로 있어도 괜찮을 수 있게 마음이 단단해진 것일 수도 있다.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이 있다고 한다. 여전히 다른 종류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남들은 SNS에 행복한 순간들을 기록한다. 그런데 나는 힘들었던 순간들을 기록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실패가 아닌 과정이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있었던 이야기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