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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에서 인사이드 아웃 2 영화 본 후기

스포 주의

 디즈니와 픽사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그중 인사이드 아웃을 감명 깊게 봤었다. 왜냐하면 나는 어떤 사건을 하나의 감정으로 설명하기 힘들었었는데, 그래서 자신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그 이유를 이 영화를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된다고 하길래 기대했었다. 그런데 왠 걸, 내가 한국이 아닌 아일랜드에 있을 때 개봉할 줄을 몰랐다. 더블린에도 영화관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곳이기에 자막이 있을 리 만무하다. 심지어 영어 자막도 없다. 오로지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영어 듣기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약간의 고민은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 내용에 대한 후기를 쓰기에 앞서 이해 여부를 먼저 적자면, 우려했던 것보다는 꽤나 알아들었다. 그런데 기쁨 이가 화를 내기 전 다른 감정들이 빠르게 말하는 장면은 알아듣지 못했다. 또한 라일리 머릿속에 감정들 말고 할머니(?)가 나왔는데 이 존재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그 대사도 하나도 못 들었다. 뭔가 웃음 포인트인 것 같은데 나 혼자 놓친 것 같아 아쉽다. 게다가 어학원에 친구가 쿠키영상이 있다는 정보를 말해줘서 영화관에 끝까지 남아서 쿠키영상을 봤다. 쿠키영상에서 라일리의 비밀을 알려줬는데 그 비밀을 못 알아들었다. 말해줬는데도 알아듣지를 못하니....



 영화의 내용은 당연히 최고였다. 이 영화는 라일리와 같이 청소년기 때의 감정을 서술했지만, 내 생각엔 모두를 위한 영화였다.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불안이 야기하는 모든 증상을 겪어 본 나로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소용돌이 속의 불안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사회적으로 정의하는 청소년기의 나이는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불안을 다스리는 것이 미숙한 것 같다.


 "불안"이라는 것 말고도 영화에서 주고자 하는 메시지에는 "인격"도 있다. 종종 살다 보면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영화 속에서는 "우리가 라일리의 인격을 결정할 수 없어."라고 말한다. 즉, 모든 경험이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그냥 모든 모습이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고 모든 모습이 자신인 것이다.


 영화를 보면 아마도 청자들마다 비슷하게 느꼈을 수도 있고 각자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이 또한 청자의 배경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분명 사람마다 다른 울림을 줄 것이기 때문에 다들 꼭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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