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에서 맞는 삼일째 아침
오늘은 뭐 하면서 놀까. 아침 저녁으로 요가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가까운 요가원부터 검색했다. 이것저것 비교해 보며, 어떤 수업을 예약할지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똑똑똑.
스미스였다.
“오늘 오후에는 혹시 뭐 할 거야?"
“근처에서 요가 수업이나 들을까 하고.“
”대표님이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하는데,
30분 정도만 빌려도 될까?
친구 만나듯이 편하게 차 한 잔 하면 될 것 같아.”
온종일 심심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약속이 생겼다. 그가 올 때까지 그간의 여행을 기록해 둬야지. 테라스에 앉아, 엘라를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호텔 스태프 미스티가 물었다.
"너는 직업이 뭐야?"
"여행 작가."
아직 책을 낸 적도 없는 여행 작가 지망생인데, 내 입에서 그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나도 순간 당황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거짓말은 아니다. 블로그에 여행 정보도 올리고, 브런치 연재도 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스리랑카 여행에서는 여행 작가처럼 살아보자고 결심하고 있었다. 여행 작가라면 한 번의 여행을 통해서 수십 개 정보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하니, 하루 한 시간씩 그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할 생각이었다. 당장 가공할 필요까진 없었다.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해도 충분했다. 이 과정에서 여행 작가의 삶이 잘 맞을지 알고 싶었다.
”여행 작가라며?"
에어비앤비 대표가 반갑게 인사했다. 망했다. 벌써 저기까지 소문이 난 모양이었다. 그는 호텔업계에서 30년간 일하며, 탄탄한 인맥을 쌓아온 사람이었다. 전국 어디든 파트너가 있으니, 전화 한 통이면 일정 기획부터 가이드 섭외까지 가능하다고. 여행사 사업은 다행히 안정적이지만, 그는 여전히 모객과 마케팅에 열정적이었다. 그런 그에게 여행 작가 손님은 반가울 것이다.
"그래서 뭐 할래?
아유르베다 스타일 병원도 갈 수 있고,
나인아치브리지도 갈 만 하지.“
아유르베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이 경험이 제일 궁금했다. 혹시 거기에 갈 수 있는지 묻자, 그는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크리에이터는
대부분
SNS 올리기 좋은 나인아치를 선택하던데
넌 진짜 여행 작가가 맞구나
‘넌 여행 작가가 맞구나’ 라니, 들어도 들어도 설레는 말이었다. 출간한 책도 없는데, 작가로 봐주다니. 내가 흥미로워 한 액티비티가 절대 평범하지 않다고, 나의 여행이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수십 번 들어도 흘려보냈는데, 이제야 그 말이 와닿는 것 같다.
이렇게까지 응원을 받은 이상, 여행 작가로 소개한 순간에 책임지고 싶었다. 아유르베다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담기만 해도 성공이었다. ‘나는 할 수 있다’ 문장을 계속 읊조렸다. 최대한 열심히 즐기고, 최대한 널리 알려야지. 카메라에 삼각대에 공책까지 챙겼다. 그래, 오늘도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