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중요한 이유가 있지
정답: 조경원
3주 동안 기다리고 계셨던 분들에게 사과를 전합니다
조경원이 정말 좋아 보였다. 몸 쓰는 일, 파릇파릇한 잔디와 이끼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니까 조경원으로 일하면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 조경 일을 하는 친구에게 넌지시 물어보려 했으나 그럴 필요도 없었다. 만나자마자 이야기보따리가 펑펑 소리를 내었으니.
한 달 내내 주말 출근에, 야근에. 프로젝트 세 개를 동시에 맡아 처리해야 했고 그중 하나는 기간이 촉박하여 물품 공수도 불가능한 상태였고 새로 부임한 팀장님은 전임의 단점만 닮아가고 있다.
음, 그렇군.
현실을 직시했다.
제주에서 정착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일 때 한 친구가 했던 말.
"그래도 낭만은 뒤1졌잖아!"
동의할 수 없었으나 나 자신을 너무 T로 평가했던 듯하다.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안개 낀 들판 한가운데 앉아 손장난이나 하며 놀고 있던 망상가였다.
내게 익숙지 않은 것들을 너무 좋게 바라보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지인을 통해 4월만 일한다는 조건으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 하는 일이라 능숙하지 못한 데다 한 번 말한 일은 실수 없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무서운 사장님과 일하며 기가 꽤 죽었다. 그러던 중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은안 너만의 계획이 다 있는 것 같아서 아무 말 안 하고 있었는데, 일하기 전에 아르바이트할 거면 여기서 하지 왜 거기로 갔냐~"
아르바이트를 할 거였으면 펜션 청소로 시급을 많이 줄 거였다는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말에 후회의 심장이 살짝 반응했다. 이미 해 본 일, 편한 사람들, 자유로운 시간. 삼박자가 갖추어진 일이었으나 도와드리는 것뿐이지 돈을 받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소통의 부재는 안타까움을 자초한다. 한 달 체험 느낌으로 카페 일을 경험해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자위할 뿐. 남의 돈 벌기는 참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 사장님과 나 둘이서만 근무하는 환경에서 일의 강도보다는 같이 있는 사람의 성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금 깨달았고.
4월 중후반이 된 지금은 사회복지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내일 면접을 보러 가는데 아직 집을 못 구했기에 만약 합격한다고 해도 왕복 두 시간 출퇴근을 하거나 제주에서 친해진 언니에게 신세를 져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직장이 잡히면 마음이 편할 테다. 뭐라도 하나 해결했다는 증거처럼 여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음 글은 사회복지 시설에 합격했냐 아니냐로 결판이 나겠다.
직장을 잡을 수 있을까?
집은 구할 수 있을까?
멈추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