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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꽁푸 Apr 19. 2024

2강 상고천진론2

마음 비움, 최고의 건강 비결

대체로 상고 때 성인이 아랫 사람들을 가르칠 때에, 모두 아랫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허사적풍을 적절한 때에 맞춰 피하고, 욕심이 없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마음을 비워서 마음 속에 아무 것도 없으면 진기가 이를 따른다. 정신이 안에서 지키고 있으니, 병이 어디에서 올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뜻이 한가로워 욕심이 적고, 마음이 편안하여 두려움이 없으며, 몸이 수고스러워도 피곤하지 않고, 기가 뒤따르고 화순하여, 제각기 자신의 욕심을 추구하여, 모두 원하는 바를 얻는다. 그러므로 자신이 먹는 것을 달갑게 여기며, 자신이 입는 것에 만족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풍속을 즐겨서, 높고 낮은 사람들이 서로 부러워하지 않으니, 그 백성들을 그래서 순박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좋아하고 탐나는 것이 그의 눈을 수고롭게 하지 않고, 음란하고 사악한 것이 그 마음을 현혹되게 할 수 없으며, 어리석거나 지혜롭거나 어질거나 못났거나 할 것 없이 욕망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도에 합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모두 백 세가 지났는데도 동작이 쇠하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은 상고 때 사람들이 덕이 온전하여 위태로움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1上古聖人23敎下也, 皆4謂之虛邪賊風,5 避之有時, 恬憺虛無,6 眞氣7從之, 精神內守, 病安8從來. 是以志閒9而少欲, 心安10而不懼, 形勞而不倦. 氣從以順,11 各從其欲, 皆得所願. 故美其食, 任其服, 樂其俗,12 高下不相慕, 其民故曰朴.13 是以嗜慾不能14勞其目, 淫邪不能惑其心. 愚智賢不肖, 不懼於欲,15 故合於道.16 所以能年皆度百歲而動作不衰者,17 以其德全不危也.18


1. ’부(夫)' 자는 '대체로 헤아려 생각하건대'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무릇' 또는 '대체로'로 번역합니다.

2. 도가에서는 양생의 성취 고하에 따라 현인(賢人)-성인(聖人)-지인(至人)-진인(真人) 등 네 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3. ’지(之)' 자는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가다'는 뜻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我之麥當勞'는 '나는 맥도날드에 간다.'는 뜻입니다. '아(我)'는 '나', '맥당로(麥當勞)'는 중국어 발음이 '마이당라오'로 맥도날드의 중국어 음역입니다. 두 번째, '~의'라는 뜻이 있습니다. 위의 문장에서 '지(之)'를 두 번째 뜻으로 보면, '나의 맥도날드'가 됩니다. 맥도날드의 창업주가 할 수 있는 말이겠죠. 세 번째, 대명사로 쓰입니다. 1강에서 우리가 이미 읽은 문장 '인장실지아(人將失之耶)'에서 '지(之)' 자가 대명사로 쓰였습니다. 네 번째, 주어와 술부를 연결하는 주격 조사의 역할을 합니다. '상고성인지교하(上古聖人之教下)'가 이 경우입니다. 상고 때 성인을 뜻하는 '상고성인'이 주어이고, '아랫 사람들을 가르치다'를 뜻하는 '교하'가 술부입니다. '주어+之+동사'의 구조일 때 이 의미로 쓰입니다.

4. 모두 개皆, 말할 위謂, 갈 지之. 여기서 之는 어떤 뜻일까요? 대명사입니다. 앞의 아랫 사람을 가리킵니다.

5. ’허사적풍(虛邪賊風)'은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입니다. 나쁜 기운 '사기(邪氣)'가 몸의 빈 틈을 타서 몸 안으로 들어와서 질병을 일으킵니다. '빈 틈을 노려 들어오는 나쁜 기운'이라고 하여 '허사(虛邪)'입니다. 몸의 틈으로 들어와도 사람이 느끼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병을 유발하는 바람이라고 하여 '적풍(賊風)'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풍사(風邪, 바람), 한사(寒邪, 추위), 서사(暑邪, 여름철 더위), 습사(濕邪, 습기), 조사(燥邪, 건조), 화사(火邪, 열기) 등을 '육음(六淫)'이라고 하는데, 병을 일으키는 여섯 가지 원인이라고 합니다.    

6. ’염담(恬憺)'은 편안함을 뜻하는 말입니다. 욕심이 없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마음을 비워서 마음 속에 아무 것도 없게 하는 것이 '염담허무'이고, 이것이 바로 <황제내경>이 제시하는 건강의 비결입니다. 저의 태극권 사부님 말씀이 태극권의 요체는 방송(放鬆)에 있다고 합니다. '방송'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팡송'인데, 사전에는 팡송을 '느슨하게 하다'라고 풀이합니다. 태극권을 하는 많은 분들이 팡송을 '힘을 빼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저의 태극권 사부님은 이 팡송이 정말 어려운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힘을 빼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는 팡송은 '내려 놓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다 내려 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가 용천혈까지 떨어집니다. 이것이 저의 태극권 사부님께서 제자들에게 전수해 주신 팡송의 비결입니다. 염담허무도 팡송과 다르지 않습니다. 내려 놓기입니다.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 염담허무입니다. <황제내경>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최고의 건강 비결입니다.

7. 진기(真氣)는 인체의 원기(元氣), 생명활동의 원동력입니다. 염담허무를 하면 진기가 뒤따르게 됩니다. 태극권에 '이의도기(以意導氣)'란 말이 있습니다. ‘마음으로 기를 이끈다'는 뜻입니다. 진기를 얻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마음으로 기를 이끈다'는 말과 같은 맥락으로 여겨집니다.    

8. ’안(安)' 자는 대체로 '편안하다'를 뜻할 때가 많은데, 여기서는 의문사로 쓰입니다.  

9. ’지(志)'는 의지를 뜻합니다. 마음이 향하는 곳입니다. 志는 선비 사士 자와 마음 심心 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비의 마음입니다. 옛 선비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왕이 있는 조정이었습니다. 그들의 꿈은 관리가 되어 왕을 보좌하여 이 세상을 태평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야망을 다 내려놓으니 마음이 한가롭습니다. '한(閒)' 자는 문(門) 안에 달[月]이 있으니, 그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겠지요. 마음을 내려놓으니 욕심이 적어집니다.   

10. ’안(安)' 자는 편안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안 자를 보면 <적벽대전>에서 주유의 아내인 소교가 이 안 자를 붓으로 쓰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임신한 상황에서 전쟁터에 나가는 남편이 걱정되어 소교는 이 안 자를 되풀이 하여 씁니다.  

11. 여기서 '종(從)' 자에 대한 해석에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조용하고 침착하다'로 번역하고, 또 어떤 이는 '평화롭다'로 해석했습니다. 저는 '말미암다'는 뜻으로 보았습니다. ‘이(以)’ 자는 보통 ‘~로, ~로써, ~가지고’ 등의 의미로 쓰이며, 뒤에 수단, 방법 등을 뜻하는 명사가 옵니다. 여기서는 ‘이(而)’ 자와 같은 의미로 쓰여, 앞뒤의 말을 잇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위 문장을 저는 진기(真氣)가 앞의 내용으로 말미암아 오며, 그 기의 상태가 온화하고 부드럽다'는 의미로 이해합니다.

12. <노자>에 '소국과민(小國寡民)'이란 말이 나옵니다. '작은 나라에 적은 백성'이란 뜻입니다. 노자(老子)가 꿈에도 그리던 이상적인 사회와 국가입니다. <노자>에는 위의 내용과 같은 말들이 나옵니다. "자신이 먹는 음식을 달게 여기고, 자신이 입는 옷을 아름답게 여기며, 자신이 사는 곳을 편안하게 여기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풍속을 즐겁게 여긴다. 이웃나라와 서로 바라보고, 닭과 개의 소리가 서로 들려도,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甘其食, 美其服, 安其居, 樂其俗. 鄰國相望, 雞犬相聞, 民至老死不相往來.]"라고 했습니다. 이웃나라와 가까이 있어도 서로 왕래하지 않으니,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모를 것이고, 따라서 비교할 것이 없으니,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비교할 것이 없으니, 욕심이 생기지 않고, 욕심이 없으니 경쟁하지 않습니다.    

13. 어떤 판본에는 '왈(曰)' 자를 '일(日)' 자로 보았습니다. '日'에는 '나날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 글자로 본다면, "그 백성들은 그러므로 나날이 순박해진다.'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한 글자로 인해 의미가 많이 달라지죠. '박(朴)'은 순박하다는 뜻입니다. 고대 중국, 특히 도가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이 순박함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14. ’능(能)'은 조동사로 '~할 수 있다'를 뜻하고, 뒤에 오는 '노(勞)'는 동사로 '수고롭게 하다'는 뜻입니다.

15. ’구(懼)'는 원래 '두려워할 구'로 읽는데, 여기서는 움킬 확攫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확 자에는 '빼앗다'는 뜻이 있습니다.  '어(於)'는 어조사로 '~에'라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우리가 기본 텍스트로 삼고 있는 석곡 이규준 선생의 현토본에는 '不懼於欲'으로 되어 있으나, 위에 올린 이미지에 나타나 있듯이, 다른 판본에는 '욕(欲)' 자 대신 '물(物)' 자로 되어 있습니다. '物'로 보면, "사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주색과 같은 쾌락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16. 여기서 도는 양생의 도, 즉 양생의 방법을 말합니다.

17. ’능(能)’ 자가 조동사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죠. 그럼 뒤에 동사가 와야 할텐데, 동사를 찾아볼까요? ‘도(度)’가 동사네요. 또 있습니다. ‘동작불쇠(動作不衰)’ ‘동작이 쇠하지 않다’입니다.

18. ’덕이 온전하다'는 말은 상고 때 사람들이 양생의 방법을 운용하는 능력이 완전하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이번주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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