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전략
지난 글에서 스피드와 정확도,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했었는데, 요약해 보면 이렇다.
- 수작업을 줄이고 자동화해야 한다. (다음번에 같은 일을 또 하게 될 것을 준비)
- 최소한으로 업무 동선을 줄여야 한다. (마우스 대신에 키보드를 사용)
- 사용하는 도구를 줄인다. (업무의 복잡도를 최소한으로 줄인다.)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스피드와 정확도, 거기에 신뢰까지 더한다면 일잘러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내가 2003년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2년 먼저 입사했던 선배가 나에게 처음으로 알려줬던 것인데, 22년이 지난 지금도 그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준은 세계 어디서 일을 하던 동일할 것이다.)
바로 파일명을 만드는 기준인데, 딱 두 가지다. 아주 쉽다.
1. 파일명은 항상 6자리 숫자로 시작한다. (연도 2자리, 월 2자리, 일 2자리)
오늘이 2025년 2월 26일이라면 오늘 내가 만드는 파일은 어떤 파일이던지 '250226'으로 시작하는 것니다.
이렇게 정리하는 이유는 가장 최근에 만든 파일을 쉽게 찾기 위해서다. (AI에게 파일을 찾는 것을 부탁하더라도 이 기준으로 학습시켜서 찾게 할 수 있다.)
2. Version 숫자를 수정할 때마다 하나씩 더한다.
시작은 V1이다. 그다음에 동일한 파일을 수정했다면 V2 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어제 V1을 만들었는데, 오늘 그 파일을 수정했다면, 이렇게 된다(엑셀파일이라고 해보겠다).
(어제 만든 파일) 250225-Title-V1.xlsx
(오늘 수정한 파일) 250226-Title-V2.xlsx
흔히 하는 실수 중의 하나는 최종본이라고 해서 VF라는 식으로 숫자를 없애는 것인데, 오히려 혼선이 있다. (최종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수정하게 되면 VF, VFF, 최종, 진짜최종, 진짜진짜최종 뭐 이런 식으로 만들게 될텐데, 결국 뭐가 최종인지 못 찾게 된다.)
뭐 어떤 사람들은 만든 사람 이름, 지시한 사람 이름을 넣기도 하는데, 경험상 누가 만들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누가 지시했는지도 별로 안 중요하다.
자, 이제 이렇게 파일을 만들면 왜 신뢰도를 올릴 수 있는지 설명해보려고 한다.
2028년 (3년 뒤)에 누군가 그 파일을 찾아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기본적인 파일 정렬 기준은 파일명이다. 파일명 정렬 기준은 파일명의 가장 앞 글자부터 정렬된다. 그렇기 때문에 파일명 뒤에다가 날짜를 붙이는 사람들은 가장 최종 파일을 찾는데 애를 먹을 것이다. (여기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동일한 날짜에 만든 파일이라면 V 뒤에 붙은 버전 숫자가 가장 높은 게 가장 최종이다. (실수할 일이 없으니, 정확도는 100%다.)
거기에 신뢰는 이렇게 나온다.
"그거 몇 년 전에 만들었던 것 같은데, 한번 찾아볼래요?"
위의 기준으로 파일을 만들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단 파일을 찾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고, 찾았다고 하더라도 최종본인지 확실치 않아서 몇 개의 파일을 열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한 30초 만에 파일 찾아서 보내면서)
"네. 2025년 2월 26일에 만들었던 최종 버전 여기에 있습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일을 찾으면서 정확한 날짜까지 이야기해 줄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차별적인 포인트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다.
AI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AI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아무리 AI 가 잘 찾아준다고 해도, 파일을 제대로 만들어 두지 않은 상태에서 AI에게 부탁한다면, 결국 정확도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엑셀을 2배 이상 잘하는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