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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다연 Jul 05. 2024

제19장. 초고도비만인 나의 모습은 어땠나? (2)


지난 제18장에서 나는 초고도비만이 되고 나서 일상 속에 작고 큰 불편한 변화를 일부분 얘기했다.

옷쇼핑이 재미 없어진 것과 회사에서 자신감이 없어지고 사람을 기피하게 된 것.

이 2가지 외에 불편한 변화는 (당연히) 더 있었다.


셋째, 외출이 싫어졌다.

나는 원래 굉장히 활동적인 사람이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즐기고, 새로운 곳에 돌아다니기 좋아했다.


하지만 초고도비만이 되고 나니 몸이 예전보다 몇 배로 무거워졌다.

살이 찌고 나서 옷도 칙칙한 스타일 밖에 없다 보니 더더욱 밖에 나갈 맛이 나질 않았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버스를 탈 때 내 몸의 비대함을 자각하게 되었다.

회사로 오고 가는 버스는 배차 간격이 다소 긴 편이다.

버스 노선도 많이 없을뿐더러 약 15~20분에 한 대씩 있어, 한 번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출/퇴근 때 버스 때문에 억지로 뛸 일이 많았다.

한 20초~30초 밖에 안 뛰었는데 나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심지어 어떤 날은 버스 타고나서도 한참 동한 헐떡 거렸다.

겨울에는 목이 아프면서 답답하고, 여름에는 심장이 쿵쿵 거려 진정이 되지 않았다.


뛰면서도 내 무거운 몸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살이 많이 출렁거려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그것보다 버스 타는 게 중요했으니 어떻게 뛰긴 뛰어서 탔다.

하지만 나는 이때마다 내 몸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항상 느끼곤 했다.


출처: Pixabay


비대한 몸이 되니 외출 자체가 싫어졌다.

나가기 싫은 귀찮음도 있고, 이쁜 옷은 맞는 것도 없고, 옷맵시도 안 나고, 사람들 시선도 신경 쓰이고...

살찌기 전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다양한 불편함이 나를 짓눌렀다.


초고도비만이 되고 나서는 집, 방구석 자체가 나만의 파라다이스였다.

그만큼 마음 편한 곳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었다.

그래서 헐렁한 옷을 입고 편하게 집까지 오는 배달을 자주 시켜 먹었고, 활동하러 어디 놀러 가지도 않았다.


늘 다니던 길이나 동네만 다니고,  어디 나가기는 것 자체가 싫었다.

몸이 무거우니, 가기 귀찮다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외출보다는 차라리 잠을 자거나 의미 없는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점점 게을러지고 있었다.




넷째, 더위도 추위도 잘 타는 민감한 몸이 되었다.

나는 원래 더위도 추위도 별로 타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살이 찌고 나니 몸이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여름철 더위를 탈 때는 찬물이 없으면 미친 듯이 힘들었다.

겨울에는 피부가 잘 갈라져 푸석푸석해졌고, 조금의 추위도 참기 힘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계절에 상관없이 조금만 더워도 얼굴에 열이 확 오르고, 땀이 줄줄 나는 몸이 돼버렸다.

민감해진 내 몸은 어느새 에어컨이나 히터가 없으면 버티기가 힘들게 되었다.


민감한 몸이 되니 월경 때, 배가 조금만 차가워도 바로 배가 아팠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핫팩을 올려놓거나 전기장판을 세게 틀면 답답해서 몸에 거부반응이 일어났다.


출처: Pixabay


이 외에도 피부가 안 좋아지거나, 살가죽이 쳐지는 것, 습진이 자주 생기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것들이 점점 늘어났다.

지금 적고 보니 딱 하나만 고치면, 이 많은 불편함이 해결되는 것인데 나는 수많은 날들을 지나면서도 내 몸을 방치하면서 살았다.


초고도비만인 내 모습을 자각하니, 하루빨리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 다이어트는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었다.

건강과 몸에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가 돼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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