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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꿍 May 01. 2024

오늘은 몇 개 팔았어?

지치지 않는 질문


나의 친언니는 미국인과 결혼해 미국에서 살고 있었다. 그 덕분에 나는 언니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팔지 않고 미국에서만 팔고 있는 제품을 가져와 팔 수 있었다.


처음엔 소소하게 시작하자 해서 백만 원 정도를 투자금으로 사용했고 다들 하는 상세페이지를 꾸몄다. 내 나름대로의 실력으로 상세페이지도 꾸미고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원가 계산할 수 있는 엑셀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이제 팔리기만 하면 됐다.


첫 주문이 들어왔다. 남자친구였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팔리기 시작했다. 사실 광고비도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팔리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좋고 기뻤다. 하지만 내가 처음에 물건을 사 오느라 썼던 백만 원어치의 물건을 다 판매할 수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유통기한도 있는 제품이라 나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몇 개 팔았어?”


남자친구는 나에게 매일 몇 개 팔았는지를 물어봤다. 매번 주문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 들어오는 수준이었는데 매일 하나도 팔린 게 없다고 말하기 부끄럽고 짜증이 났다.


결국 나는 남자친구의 동네와 나의 동네에 당근으로 판매를 하게 되었다. 택배비가 안 드니 주문이 조금 더 들어와 재고를 없앨 수 있었지만 나는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는 날에도 당근 거래를 하러 남자친구가 사는 동네를 오가며 거래를 했어야 했다. 몸이 힘들어져 이제는 주문이 들어와도 기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을 판매하고도 재고가 남아 마지막에는 남은 재고를 교회분들과 회사분들께 나눠주고야 끝이 났다. 그리고 나는 언니에게 다시 판매할 물건을 요청하지 않았고 나의 첫 번째 스마트스토어는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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