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펜수채화+캘리그래피
오늘, 무심코 고개를 꺾어 하늘을 보았다.
밖에서 마주친 목련은 장소에 따라 다른 속도로 살고 있었다. 볕이 잘 드는 곳의 꽃들은 다정한 온기에 취해 환하게 무장해제되어 있었고, 그늘진 맞은편의 꽃들은 제 안의 안간힘을 다해 끌어올리며 결핍을 동력 삼아 피어나고 있었다. 그 대조적인 풍경을 마주하며 나는 다정함의 힘과 결핍의 근육을 동시에 생각했다.
꽃이 피는 속도가 제각각이듯, 내 삶의 계절도 늘 화창할 수는 없다. 누군가의 따뜻한 응원 덕분에 마음이 활짝 꽃피는 날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서늘한 그늘 같은 결핍 속에 홀로 남겨져 스스로를 밀어 올려야 하는 날도 있다. 하지만 그늘에서 보낸 시간이야말로 나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오늘 저 느린 목련 봉오리들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
먼저 핀 꽃을 부러워할 필요도, 아직 피지 못한 나를 다그칠 필요도 없다. 다정함은 나를 숨 쉬게 하고, 결핍은 나를 성장시키니까.
다정함도 결핍도 모두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의 행복한 순간은 정말로 '바로 지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