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인생의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by 김명복

모두가 퍼스널 브랜딩을 외친다. 내 인생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야 한다고. 내겐 너무 어려운 이야기다. 나에겐 화려한 성공담이 없다. 나름 후회 없는 삶을 살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삶이라 묻는다면, 글쎄.... 대신 나만의 신념은 가지고 있다. 힘들 때 나를 지탱해 준 한 마디다.

"지금 나는 내 인생의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중이다."

이 한 마디가 지금까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었다. 포기했을 때도, 그저 이야기의 한 페이지라며, 성공 스토리엔 언제나 고난과 역경이 있어야 한다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왔다. 아직 이야기의 절정이 아니기에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그럼에도 내가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문장이다.

이 문장이 힘이 되어줬던 순간이 있다. 어둡고 먼지가 잔뜩 둥둥 떠다니는 지하 1층이었다. 만약 그때 내 삶이 성공 스토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안동에 있을 때, 매형과 함께 1층 주택 리모델링 공사를 했었다. 가장 먼저 벽지와 천정 등 필요 없는 구조물을 철거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닥 철거였다. 오래된 집이었다. 보일러 호수관을 새로 깔려면 바닥 시멘트를 걷어 내야만 했다.

이렇게 나온 쓰레기는 산업 폐기물로 분류된다. 버릴 때, 쓰레기 수거장에 직접 가서 돈을 내고 버린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지하 1층에 돌덩어리를 버리기로 건축주와 이야기가 된 것이다. 버리면 돈이고, 어차피 쓰지 않을 공간이었다.

지하 1층은 작았다. 내려가는 계단은 가팔랐고, 방의 높이는 대략 1미터였다. 내 키가 184였기에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허리를 굽힐 수밖에 없었다. 잠을 자면 아슬아슬하게 발가락이 닿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었다.

계단 위에서 지하로 돌을 먼저 던졌다. 그리고 내려와 쭈그려 앉아 돌덩이를 안으로 메꿔 나가기 시작했다. 꼭 탄광에서 들어온 느낌이었다. 마치 영화 국제 시장 주인공이 얼굴에 검정을 묻힌 채 어두운 땅굴에서 밥을 먹으며 일을 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지하는 어두웠고,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가득 차 있었다. 공업용 마스크를 쓰고 꼈지만 그냥 그 상황이 반갑지 않았다.

'이게 내 인생이구나. 지하에 돌멩이 정리하는 삶.'

당시 난, 우울증으로 감정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내 몸뚱이마저 어둠 속에 있으니, 이건 뭐... 어디가 끝인지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날 놀리는 건가? 아니 시험하는 건가?

그때, 이 문장이 내게 힘을 주었다.

"지금 나는 내 인생의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 내가 성공한다면, 이 순간은 분명 이야기의 한 페이지가 될 거야. 성공한 사람들 중, 시련 없는 스토리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지금 이 고난도 나만의 성공담에 꼭 필요한 장면 아닐까? 그래, 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위대한 멈춤』에서는 평범함과 위대함의 차이가 고난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다고 말한다.

“비범한 자는 그것이 삶의 메시지임을 이해하고, 그 메시지가 인도하는 삶의 흐름에 자신을 내맡긴다. 영웅을 빚어내는 모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 말을 떠올리며 나는 매형에게 말했다.

"매형, 저 사진 좀 찍어 주세요."

매형은 웃으면서 다시 물었다.

"지금 사진 찍어 달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네!"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의 소재를 남겼다.

나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이야기가 모이면 역사가 되고, 개인의 이야기가 쌓이면 그 사람만의 역사가 된다. 그 역사엔 아픔도 있고 고난도 있지만 그 끝은 언제나 기쁨과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완벽한 성공담이 아니다.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그 과정에 매력을 느낀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iness)'의 주인공이자 실제 인물인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 분)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그는 노숙 생활을 하면서도 어린 아들을 책임지기 위해 주식 중개인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결국 성공했다. 그의 명언처럼 "누군가 네 꿈을 비웃으면, 절대 귀 기울이지 마. 네가 뭔가를 원한다면, 직접 가서 이뤄야 해." 사람들은 그의 성공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희망에 감동한다. 이야기는 결과가 아니라 언제나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 그 자체에 열광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다. 내가 안동 지하실에서 돌을 치우던 그날처럼, 지금 겪고 있는 시련 또한 훗날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고통스러운 순간을 기록하고 의미를 찾으려 했던 그 작은 용기가 나를 평범에서 비범으로 이끄는 첫걸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화려한 스펙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브랜드는 완벽함이 아닌 진정성에서 시작된다. 지하실에서 먼지를 마시며 깨달은 것처럼, 우리의 가치는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빛난다. 그 과정이 쌓여 내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바로 나만의 이야기가 되며, 그 이야기가 결국 나만의 브랜드가 된다.

그날 지하실에서 찍은 사진은 지금도 내 휴대폰에 남아 있다. 그때 나는 인생의 바닥을 치고 있다고 느꼈지만, 사실은 내 이야기의 중요한 한 장을 써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성공의 기준은 더 이상 화려함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살아냈는가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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