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아닌 비밀
대학교 1학년이 끝났다. 끝나는데 1학년의 시작과 동시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나는 군 입대를 준비해야 했다. 신체검사를 하고 정신검사를 하게 되었다. 정신검사를 하는 중, 문항 중에 "나는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자해를 시도한 적이 있다."가 존재했다. 그리고 검사지 위에 "모든 검사 내용은 비밀로 유지됩니다."가 붉은색 글씨로 적혀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 있다고 체크를 하게 되었다. 비밀 유지에 대해 그리고 검사하는 기관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정말 싫지만 나는 입대를 하게 되었다. 차디찬 17년 1월의 논산 훈련소 입소를 진행했다. 입소하는 날에는 눈이 많이 왔고 기록적인 대설을 기록한 것으로 기억한다. 본가에서 기차를 타고 논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입소하게 되었다. 택시 기사분은 이렇게 논산에 눈이 많이 내렸던 적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우울한 택시 바깥 풍경들을 바라보며 입소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과 완전히 헤어졌다. 나는 대학생활 중 인맥이 매우 좁아 주변 인사를 많이 못 받고 입소하게 되었다. 그리고 훈련소에서 사회와는 다른 새로운 규율 속에서 생활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하는 사람, 사회에서 운동을 하다 온 사람, 대학교를 졸업하고 온 사람 등 다양했다. 그리고 나는 또 말주변이 없어 쉽사리 친해지지 못했다.
그래도 같이 고생하여 1주일이 지나자 분대원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나는 몸도 약했고 자주 아팠지만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꿈에 대해 얘기를 들으며, 나는 정말 좁았던 세상을 보는 시야가 조금이나마 넓어질 수 있었다. 어느 날 훈련소 소대장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나 혼자 따로 불러 빈 방에서 면담을 했다. 많이 의아했다. 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책상에는 노란 봉투가 하나 놓여 있었다. 그리고 노란 봉투 속 서류들을 꺼내 소대장은 읽어 보기 시작했다. 면담을 시작하고 면담 중간에 이런 질문을 했다.
너 자살 시도 한 적이 있다며?
나는 당황했다. 검사 내용이 비밀이라고 했던 검사지는 거짓이었다. 이후 뻔한 상담을 이어갔지만, 사회의 거짓말과 나는 그동안 특별 대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소름이 끼쳤다. 자랑스러운 것도 아닌 사실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사실 하나로 다른 시선을 받아왔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살 시도라는 이력이 소문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했다.
그래도 훈련소를 수료하는 날까지 별다른 일은 없었다. 그리고 잡다한 훈련으로 몸은 그냥 피곤했다.
영겁의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전역을 하게 되었다. 자대에 전입해서도 짧은 기간 동안 특별 관리에 들어갔지만, 우여곡절이 있었어도 적응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생활하며 인간관계나 일머리와 같은 여러 감각에 대해서 향상할 수 있었다.
시작은 안 좋게 뒤통수로 시작했지만, 잘 마무리했다. 군 생활 덕분에 나는 온전한 성인으로 설 수 있음에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극으로 들리는 군 생활이 말이다.
그리고 사회가 우울증을 가진 사람을 보는 시각이 아직 바르지는 못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 아니 최소 군대 집단은 우울증 환자는 케어가 아니라 색출하는 것 했다. 비밀이라던 검사 내용을 기반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