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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glecs Aug 01. 2024

고과와 승진

여름 이야기 - 다섯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입사 후 몇 년이 지나면 자기도 모르게 ‘회사에 취업한 이유’를 잊고 자기가 거기서 뭘 해야 대우도 받고 성장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취업해 놓고서 정작 그곳에 들어가서는 일이 지겨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원들은 그렇게 열성적이지가 않다는 것이다. 열성적이지 않다는 것은 평이함을 뜻할 뿐 태업을 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이해 바란다. 회사에서 태업을 일삼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냥 주어진 일 정도는 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개인적 경험


 나는 직장 생활을 오래 하면서 내가 통과해야할 모든 단계에서 승진을 경험해 봤다. 물론 운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경험한 나의 맨 마지막 직위에 오를 때까지 단 한 번도 탈락을 경험하지 않았다. 요즘은 승진 시험을 보지 않는 회사가 많지만 예전에는 대부분 시험을 봤었다. 승진 시험은 물론이고 입사할 때도 시험을 보는 곳도 거의 없어졌다. 실로 매우 반가운 변화이다. 승진 시험을 앞두었던 당시에는 주말 내내 사무실에 혼자 출근하여 한 달 동안 책 한 권을 달달 외운적도 있었다. 시험 교재는 리더십 관련된 책이었다. 총 14개의 논술식 문제를 선정하여 답을 정리해 놓고 반복하여 써가면서 주어진 시간에 답안을 완료하는 연습을 4주간 매주말 빠짐없이 했었다. 덕분에 당시 승진시험에서 1등도 해 봤다. 학교에서 한 번도 못하던 것을 회사에서 이룬 특이한 경험이었다. 물론 시험 후에 리더십 관련된 투박하고 정형적인 정보는 거의 전부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지만 말이다. 이렇게 업무 능력 그리고 학습 능력을 통한 승진은 모두 이루어 봤다. 특별한 성취는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나의 자존감을 꽤 지켜준 성취였다.  


 그러나 회사에서 통상 별이라는 것을 달려면 그 이상의 조건이 필요하다. '운' 혹은 '대세의 흐름'이 그것이다. 능력과 상관없이 정권이 바뀌면 보직을 잃거나 승진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나도 내 경력의 맨 끝에 그런 경우를 만나게 되었다. 그 전까지 그렇게 잘 나갔던 이유가 바로 한 순간에 제대로 고꾸라지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약간 아쉽긴 하지만 사실 딱히 억울할 것도 없다. 내가 선택한 직장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맞은 것 뿐이니 말이다. 그냥 내 삶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한 단계가 단지 내 생각과 기대와는 달라졌을 뿐이다. 누구든 끝이 있지 않은가? 나를 고꾸라트린 힘도 결국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힘에 의하여 나자빠질 운명임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도 그때가 오면 너무 억울해 하지 말고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이 글은 20대 혹은 30대 중반 정도까지의 비교적 젊고 평범한 회사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직장인의 다수가 이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대기업 대기업 하는데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중견 기업 혹은 중소 기업에 적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인구의 90%는 중소기업 혹은 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매스컴에서 매일 나오는 기업들이 대기업들이 대부분이라서 사람들의 눈과 귀에 대기업이 익숙할 뿐인 것이다.     


 아무튼 이 글의 대상인 20대 혹은 30대의 젊은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바라는 것은 빠른 혹은 적기 승진일 것이다. 나도 그랬다. 내가 해봤으니까 내 말을 들으라고는 하지 않겠다. 해 보니 이런 방법이 좀 더 좋고 효과적인 것이라는 것을 경험했고 실제로 효과를 봤다. 그래서 단순하게 경험을 나누려고 하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지름길


 이 글은 우리나라 경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범한 젊은 직장인들과 나누고 싶은 글이다. 고리타분한 틀딱의 이야기라고 하면 인정한다. 그래도 혹시 아는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지? 어떤 조직이든 거기에 들어가면 일을 해야 하고 그 성과에 따라서 인사 고과를 받고, 그 인사 고과가 몇 년 쌓이면 그게 향후 승급에 큰 영향을 끼친다. 사업이나 예술 등 통상 급여 생활자가 아닌 분들은 이 글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니 양해 바란다. 그런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과 완벽하게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은 회사에 다니면서 급여를 받는 보통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글이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이 글은 직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하는 법에 대한 것이다. 서두부터 너무 김빠지는 것일지 모르지만, 너무 뻔한 내용이 될 것임을 먼저 밝힌다. 성적이 오르려면 공부하면 된다. 골프를 잘 치려면 연습하면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도 못하고 골프도 못 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생각에 그들은 제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뻔한 내용이긴 하다. 그럼 회사에 취업하여 승진하기 위해서는 좋은 고과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오늘 내 이야기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이 20~30대라는 것을 다시 강조해야 하겠다. 30대가 넘어서 40대 이상이 되면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일의 성과나 능력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고 그 요소는 40대가 넘어가면서 상상외로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20대에서 30대 정도를 위한 의견만 제시하도록 하겠다. 


 다시 고과 평가로 돌아가자. 고과 평가를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이런 이야기를 할 때 한 문장으로 줄여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상사를 미안하게 하면 된다’ 라고 말이다. 그런데 좀 추상적이다. 따라서 좀 풀어서 이야기하면 상사가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면 되는 것이고,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상사가 미안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면 된다. 물론 일을 ‘더럽게’ 못해서 상사의 복장이 터지게 하는 경우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상사의 ‘미안함’을 쉽게 얻을 수는 없다.     


 ‘미안하게 하기’는 사실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그러려면 일단 일머리도 있어야 하고, 부지런해야 하며, 평균 이상의 업무 능력도 있어야 한다. 아니 이 정도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해서 일을 할 것이고 그러면 그 상사는 대견함과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그 정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생각할 때 딱 자기가 할 만큼의 일만 하는 경향이 높고 그 마저도 많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즉 상사의 ‘미안함’을 이끌어 낼 정도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이다.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입사 후 몇 년이 지나면 자기도 모르게 ‘회사에 취업한 이유’를 잊고 자기가 거기서 뭘 해야 대우도 받고 성장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취업해 놓고서 정작 그곳에 들어가서는 일이 지겨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원들은 그렇게 일에 열성적이지가 않다는 것이다. 열성적이지 않다는 것은 평이함을 뜻할 뿐 태업을 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이해 바란다. 회사에서 태업을 일삼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냥 주어진 일 정도는 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재미로 퀴즈 하나를 내면, 우리가 하기 싫어하는 어떤 일이나 과업을 없애 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허탈한 답이긴 한데, 그걸 빨리 해결해서 끝내 버리면 된다. 마당에 싸질러진 개똥이 싫으면 치워야 하는 것과 같다. 냄새나고 더럽다고 피한다고 그 똥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그 똥은 다른 사람도 치우기 싫어한다. 회사 일을 똥에 비유한 것인데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은 똥처럼 냄새가 나지도 더럽지도 않다. 그런데도 주도적으로 나서서 해보려고 하는 사람이 적은 것이다. 그래서 빨리 해결해서 끝내 버리면 된다고 한 것이다.     




린치핀과 나사


  많은 직장인들이 자기 없으면 회사가 안돌아가는 줄 안다. 그정도로 중요한 사람은 린치핀이라고 한다. 그리고 린치핀은 극소수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그냥 평범한 나사다. 나도 나사였다. 나사에는 긴 나사, 짧은 나사 굵은 나사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하나쯤 빠져도 전혀 상관없는 나사도 있고 빠지면 그 제품(회사)에 당장은 아니지만 좀 지나면 어떤 이격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좀 중요한 나사도 있다. 그리고 빠지면 바로 그 회사나 제품을 폭삭 주저앉게 만들 수도 있는 나사가 있는데 이게 바로 린치핀이다. 린치핀은 정말로 극소수다. 그래서 대부분 나사라고 하는 것이다. 회사의 중역들도 사실 대부분 나사다. 없어도 되는 중역들을 주변에서 여럿 봤을 것 아닌가? 사실 없어도 되는 중역은 그나마 덜 문제가 된다. 있으나 마나한 중역보다 더 문제가 되는 중역은 빨리 없어져야만 할 중역들이다. 그럼 내게 당신은 뭐냐 라고 따질 분들에게 다시 말한다. 그래서 앞서서 나도 나사라고 이미 이야기했다. 내가 어떤 나사였는지는 아마 남겨진 나의 동료들이 판단할 것이다. 빼버리면 당장은 아니지만 지나면 조직에 약간의 이격을 발생시킬 있는 미세하게 굵은 나사 정도로만 기억해 주길 바란다.   

 

 아무튼 이렇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나사' 수준이기 때문인지 그들에게 어떤 추가적 과업이 주어졌을 때 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냐? 라는 생각을 하고 일에서 뒤로 빠지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뭔가 추가적인 업무를 배정받을 때 마지못해서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때 어떤 직원이 새로운 일에 대하여 주저함이 없고 어떤 과제가 생겼을 때 주도적으로 나서서 먼저 솔선하면 그 어느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딱 한 번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과업을 받고, 딱 한 번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큰 의미도 없고 Impact도 없다. 그런 행위가 반복되어야 상사의 기억에 각인이 되고 그것은 그 사원에 대한 높은 평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심지어 인사 고과 S를 주고 싶지만 인사 고과 배분율 때문에 A를 줄 수밖에 없음에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과정이 몇 년 반복이 되면 그건 자연스럽게 승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승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30대까지가 한계이다. 그 이상은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제시한 주제에 대한 글은 여기까지가 끝이다. 내가 보기에도 꽤 많은 사람들에겐 허무해 보이기만 글이기 때문에 약간만 더 추가하고자 한다.   




지연된 보상에 대한 기다림


 그러면 사람들, 즉 직장인들은 왜 그런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할까? 전술했듯이 자기가 왜 그 직장을 선택해서 일하고 있는지 그 목적을 까먹었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인데, 그러면 그 목적을 왜 까먹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왜’를 몇 번만 외치면 글은 한없이 길어질 것 같기 때문에 오늘은 ‘왜 까먹었는지’ 라는 하나의 ‘왜’에 대하여만 이야기하겠다.   


 왜나면 그것이 지연된 보상이기 때문이다. 혹은 지연된 만족감 그리고 지연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일반적으로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느냐를 추정하여 그 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즐겁고 재미있어야 하고 내게 이득이 되어야 하며 가능하면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공부와도 연관해서 설명이 가능한데, 왜냐하면 공부라는 것이 지연된 즐거움을 주는 전형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몇 시간 공부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를 수 없다. 어떤 분야에서건 공부하여 성적이 오르려면 최소한 몇 개월 혹은 몇 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자격증을 따기도 하고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 자격증과 장학금은 큰 만족과 즐거움을 주지만 단 몇 시간 혹은 일주일 공부하고 준비해서 얻기는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즉각적 혹은 단기간에 그 만족감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이다. 오랜 기간 공부해야 한다. 꾸준하게 말이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적고 자격증 합격률이 낮은 것이다. 지연된 즐거움을 감내하고 그 과정을 견딜 사람이 적기 때문이고 이것은 즉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인간 본성을 여실히 드러내어 준다. 이 시점에서 하루 만에 딸 수 있는 운전면허증 이야기를 하지는 말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그게 아닌 줄 알지 않는가?     


 다시 직장인들이 왜 상사 혹은 회사가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노력하지 않는지, 왜 더 일하고 더 적극적으로 조직이 원하는 행위를 하려고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 맞다. 정확하게 회사에서 하는 일로부터 구체적인 즐거움과 만족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회사에서 하는 일과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나의 성과로 얻을 수 있는 결실도 일종의 지연된 만족과 즐거움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 보다 하고 싶은 즉각적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다른 영역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다.   


 직장에서 그 해에 고과 A를 받을 경우 물론 기쁠 것이다. 그에 따라서 급여가 좀 오르겠지만 아주 인상적일 만큼은 아니다. 인상적 급여 인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직급의 다음 사다리에 이르러야 한다. 즉, 승진을 해야 그래도 두 자릿수의 연봉 상승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건 꽤 큰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만족을 준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혹은 5년을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입사 초기에 진급하게 되는 대리 정도의 승진은 불가능 할 정도로 어려운 것도 아니고 ‘적당히’ 해도 어찌어찌 될 수 있다는 선입관이 있기도 하다.  

   

 그럼 적당히 해도 대리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리가 되기 위한 입사 초기 3~5년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시기를 단순히 대리 진급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을 하면서 보내기엔 너무 소중한 시간이다. 그 시간을 토대로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그 시간 동안에 정말 역량을 높게 키울 수 있어야 하고 역량을 키우는 습관도 들여야 하기 때문에 너무 소중하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그래야 그 다음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계속 하라


 오늘의 주제에 대하여 간단히 요약하면 ‘상사를 미안하게 하고’, ‘지연된 만족’을 기다릴 만큼 끈기가 있어야 한다가 될 것이다.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잘 안다. 누가 모르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문제는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사람들은 대부분 알면서 안한다. 안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이다. 왜? 지연된 즐거움 보다는 즉각적 즐거움이 좋으니까. 즉각적 즐거움을 다른 표현으로 하면 놀기, 술먹기, 쉬기, TV 보기, 연애하기, 친구 만나기, 스포츠 즐기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제 분명히 이해가 될 것이다. 왜 지연된 즐거움 보다 즉각적 즐거움에 사람들이 탐닉할 수 밖에 없는지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지연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균형이 필요하다. 즉각적 즐거움도 반드시 찾아야 한다. 너무 과하지 않게 말이다. 적당한 술은 분위기를 맞추는데 도움이 되고 기분도 좋게하고 심지어 일부 혈관 확장 기능도 있어서 혈액 순환에도 좋다는 말까지 한다. 그러나 과한 술은 도움이 될만한 아무 효능도 없다. 그냥 나쁜 것이다. 이렇게 즉각적 즐거움을 향휴함에 있에서 균형을 잃으면 머지 않아 더 큰 것을 잃게 된다. 균형을 잘 잡도록 해 보자.    


 지금까지 회사에서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승진을 위하여 해야 할 방안에 대하여 기록했다. 하지만 이것이 내 삶의 방향과 맞다는 것은 아님을 밝혀 둔다. 난 승진하기 위하여 일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목적하는 바가 있었고 그걸 이루려다 보니 승급의 기회를 놓친 적이 없고 인사 고과도 매우 우수하게 받았다.

 

 내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그래도 더 나아가야 할 곳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가치관에 따른 삶의 방향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고 그 방향이 조직의 방향(정확히 말하면 정권을 잡은 보스의 방향)과 더 이상 일치하지 않게 되면서 나는 더 이상 조직에서 나아갈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아가지 않았다가 맞겠다. 내 방향을 계속 유지하면 절대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알고도 나의 가치관과 방향을 그대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그 결과 또한 나의 선택이고 결정이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젊은 여러분들이 회사의 방향 그리고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직에 순응하면서 그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바라기 때문이고 이게 뭐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방향만 고집하면 이 또한 문제다. 따라서 일반적인 젊은 직장인들, 승진하고 싶고 그럴 필요가 있는 그런 분들이 이 글을 통해선 뭔가 방향을 잡고 의미있는 미래 계획을 세우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다들 알다시피 절대 다수 직장인들은 승진에서 매해 누락된다. 올라가는 사람은 소수이다. 그 소수가 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했지만 방향 설정이 잘못되어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 특히 20대, 혹은 30대의 젊은 직장인들께 이 글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말하지만, 오늘 제시한 나의 의견은 매우 뻔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그 뻔한 것도 안한다. 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내가 오늘 대상으로 삼은 연령대의 직장인이 계시다면 내 독자이신 당신만은 그것을 하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어떤 강사가 학생들에게 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다.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꾸준히 계속 하기만 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80~90%의 학생들은 공부를 계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계속 하기만 하세요. 열심히 할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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