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그냥 만들어지는 보석이 아니다.
바다에 사는 조개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역사는 시작된다.
속살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아프니까 진주질을 분비한다고 한다.
그것들이 쌓여서 아름다운 진주가 되는 것이다.
이물질이 들어오면 조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 이물질을 꼼짝 못하게 감싸게 된다.
이것이 시간과 함께 한 겹 한 겹 쌓이고
두껍게 단단해지면서
아름다운 진주가 되는 것이다.
천연 진주는 이렇게 자신이 처한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분비물로
감싸는 작업을 오랜 기간 동안 하는 것이다.
이런 눈물겨운 노력이 반복되면서
인간들이 탐내는 진주가 되는 것이다.
잘못하여 들어온 이물질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시간과 함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만약 조개가 들어온 이물질을 뱉어내버리면
영롱한 진주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창조는 이렇게 우연 같지만
오랜 시간 참고 견디는 가운데 완성되는 것이다.
조개 입장에서는 아무짝에 쓸데없는
이물질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고통이었을 것이다.
뱉어내면 더 간단한데
그것마저 품고 시간과 함께 견뎌왔던 것이다.
그런 조개만이 아름다운 진주를 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아니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화 하는 과정에 귀한 진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마도 처음엔 뱉었겠지만
계속해서 들어오는 이물질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뱉어내는 고통보다
품고 자기화 하는 지혜를 스스로 터득했을 것이다.
세상의 값진 것들이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희생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조직이나 사회도 마찬가지 아닐까?
새로운 그 무엇이 들어오면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품고 자기화시키는 과정에 새로운 발전의 모티브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 견디고
오랜 시간 노력하는 가운데
처음엔 고통스러웠던 이물질이
진주가 되지 않을까?
진주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진주가 아름답고 값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