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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Jun 12. 2024

제품 개발 시 참고할 인지 편향 4가지

고객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심리학 전략

인간은 합리적일까요?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을 하는 주체로 가정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다릅니다. 심리학자로서 노벨 경제학 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연구를 통해 "인간은 휴리스틱(Heuristic)하다"라고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결정을 내릴 때 직관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지만, 항상 합리적이거나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아니죠.


이처럼 인간의 두뇌는 의사결정을 할 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지적 지름길을 선택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비즈니스를 설계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인지 편향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오히려 고객에게 원하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니르 이얄의 저서 "Hooked"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인지 편향 네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1. 희소성 효과 (Scarcity Effect)


희소성 효과는 어떤 것이 적을수록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동일한 병에 동일한 쿠키를 넣어두더라도, 하나는 2개, 다른 하나는 10개가 들어 있다면 사람들은 더 적은 쿠키가 있는 병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쿠팡이나 아마존 같은 커머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고가 5개밖에 남지 않았다"는 문구 역시 희소성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희소성 효과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판 제품은 그 자체로 희소성을 부여받아 높은 가치를 가집니다. 또한, 디지털 서비스에서도 '가입 인원 제한' 또는 '초대 기반의 가입'같은 마케팅도 희소성을 부각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프레임 효과 (Framing Effect)


프레임 효과는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 또는 제품이라도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과 선택이 달라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지하철역에서 무료로 연주했을 때, 그의 연주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의 카네기홀 공연 티켓 가격은 최소 수백 달러에 이릅니다. 또 다른 예로, 5달러부터 90달러까지 가격이 표기된 와인 시음회에서 높은 가격의 와인을 시음할 때 사람들은 더 큰 즐거움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두 동일한 와인으로 실험한 것이었습니다.


프레임 효과는 마케팅과 광고에서도 자주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95% 지방이 제거된'이라는 표현과 '5% 지방 함유'라는 표현은 동일한 의미이지만, 전자가 훨씬 더 건강한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보험 광고에서도 '1년에 300달러'라는 표현보다는 '하루에 0.82달러'라고 표현하면 사람들이 비용을 적게 느끼게 되어 가입률이 높아지는 것도 프레임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닻 내림 효과 (Anchoring Effect)


닻 내림 효과는 초기 정보가 사람들의 판단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커머스 사이트에서 할인 전 가격을 먼저 보여주고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는 전략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원래 가격 10만 원, 지금 7만 원!'라는 문구를 보면 소비자는 10만 원을 기준으로 생각하게 되어 할인된 가격을 더 매력적으로 느낍니다. 


또 다른 예로, 레스토랑에서 메뉴판 상단에 고가의 스테이크나 와인을 먼저 배치하는 것도 닻 내림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비싼 음식을 먼저 본 후 그 아래의 음식을 보게 되면 절대적인 가격이 싸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합리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Photo by milan degraeve on Unsplash



4. 부여된 진행 효과 (Endowed Progress Effect)


부여된 진행 효과는 사람들이 특정 목표에 이미 일정 부분 도달했다고 느낄 때 더 높은 동기부여를 받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10개의 펀칭 중 이미 2개가 펀칭된 쿠폰과 8개의 펀칭 중 하나도 펀칭되지 않은 쿠폰을 제공하면, (8개를 채워야 하는 것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전자의 경우가 쿠폰을 끝까지 채울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특정 목표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느낄수록 동기 역시 상승하는 것입니다.


항공사 마일리지 프로그램에서도 부여된 진행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 가입 시 보너스 마일리지를 제공하여 시작할 때 이미 어느 정도의 마일리지를 보유하게 하면, 다음 단계 티어로 가기 위해 마일리지를 쌓는 동기부여가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가입 시 1,000마일의 보너스를 제공하면, 고객은 목표인 10,000마일에 더 가까워졌다고 느끼고 더 자주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많이 활용합니다.




인지 편향을 이해하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비즈니스 전략에 활용하면 고객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품이나 비즈니스를 설계하고 있다면 위에 소개한 네 가지 인지 편향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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