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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Jun 04. 2024

호주, 골드코스트 1

오세아니아대륙, 1번째 나라, 3번째 도시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우리는 여행 중인 나라에서 어떤 도시를 갈지 대략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여행기간이야 예정했던 1년에서 조금 더 늘릴 수 있다 해도 한정된 예산으로 움직이려니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경유를 위해서 잠시 들렸던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여행할 나라에 대해서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가고픈 곳이 왜 그렇게 많은지~.



나라마다 여행할 도시를 선택하는 기준은 달랐지만, 

대체로 어떤 나라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대표 도시인 경우는 꼭  포함시켰다.


그 외에 한국으로 따지면 제주도처럼 그 나라 사람들도 좋아하는 여행지인 도시도 되도록 포함시켰다.

경주처럼 볼거리가 많고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도시를 고르기도 했고, 여행 중에 즉흥적으로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결정하기도 했다.



호주는 여행의 굉장히 초반이었기 때문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도시 3곳 정도를 여행하기로 남편과 결정했다.


내가 살았던 멜버른과, "호주"하면 바로 떠오르는 시드니는 쉽게 골랐지만, 나머지 한 도시를 어디로 고를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어학연수 시절 공부를 모두 마치고 한국에 가기 전 마지막 크리스마스+새해 휴가로 멜버른에서 케언즈까지 약 3주간 호주 동쪽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이때는 가져갔던 캐리어로 여행을 했으니까 진정한 배낭여행으로 카운트하지 않음.)


이번 여행에서 이미 멜버른과 시드니를 골랐기 때문에 이번에도 동부의 도시들 중에서 시드니 이후로 북으로 올라가는 방향대로 골라보기로 했다.


나 - "케언즈 어때? 호주 맨 북쪽에 있어서 따뜻하고 스카이다이빙 같은 액티비티도 많아"


남편 - "음.. 난 생소해서 그렇게 안 끌리네? 브리즈번은 어때?"


나 - "거기도 좋긴 한데 제대로 바다에서 물놀이는 어려울걸? 에일리비치는 어때? 요트 타고 스노클링도 하고 여행지 기분 물씬 날 거야"


남편 - "좋다, 아.. 근데 거기에선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교통편이 좀 별로네?"



이런저런 의논 끝에 결정한 도시는 마지막에 내가 추천한 골드코스트였다.


골드코스트는 고운 모래가 햇빛에 반짝이는 황금빛 해변이 길게 이어진 호주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중 하나이다.

아름다운 해변뿐 아니라 적당한 깊이와 파도의 바다라 물놀이하기 좋고, 특히 별칭인 "서퍼스 파라다이스"에 맞게 서퍼들도 굉장히 많은 지역이다.


물놀이 좋아하는 남편이 가면 좋겠다 싶어서 선택한 도시인데 골드코스트에서도 날씨가 도와주질 않았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호주기 때문에 내가 예전에 여행했던 12월은 한여름이었고, 남편과 함께 갔을 땐 가을이라는 차이가 있었지만 골드코스트는 호주의 북쪽이라 가을이라 해도 꽤 따듯한 날씨인데 날이 흐려서 오랜 시간 물놀이를 하기엔 추웠다.


그리고 햇빛에 반사되는 모래가 이름 그대로 황금빛 해변을 만들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인데 구름이 많은 날엔 그 이름이 무색해져 버렸다.


여행하면서 항상 좋은 날씨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안좋다해서 그 여행지가 안 좋았다 기억되는 건 아니지만 날씨로 인해서 제대로 그 나라, 도시를 누릴 수 있는 경우엔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날씨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계속 아쉬워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아쉬움이 있으면 다시 찾게 되지 않을까?


이런 것도 여행의 묘미라고 정신 승리를 한 우리는 이왕 간 거 잠깐이라도 물놀이를 즐겼고, 길거리 공연도 보고 간식도 사서 해변가를 걷기도 하며 그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행을 즐겼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비가 내렸다.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가는데 입술이 파래진 남편이 중얼거리는 게 들렸다.


'골드코스트 아니고 콜드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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