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자그레브 2 (플리트비체)

유럽대륙, 3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도 유명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청록색 호수들과 폭포에 연결되는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꼭 가보자고 했던 여행지 중 한 곳이었다.

그 규모도 상당히 커서 입구에 10가지 트래킹 경로에 대한 안내와 예상 소요시간이 표시되어 있고, 이 큰 국립공원을 구석구석 놓치지 않고 제대로 트래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플리트비체 안에 있는 숙소에 머무르면서 여러 가지 코스로 다양하게 이 경관을 즐기기도 한다.


자그레브에서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리고, 또다시 돌아가는 시간도 감안해야 해서 우리는 4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를 선택했었는데 이 당시 따로 적어놓지를 않아서 어떤 코스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사진으로 남은 표시판을 보면 아마도 최대 소요시간 4시간인 B코스 또는 최소 소요시간 4시간인 C코스를 선택했던 거 같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패딩을 입고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정도로 날은 찼지만 아직 푸르름이 남아있어서 나무와 신비한 초록의 호수에 이어진 데크길을 걷는데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다운 초록의 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물이 아주 투명하니 깨끗했다.

여름에는 데크길에 걸터앉아 신발 벗고 발도 담그는 거 같던데 우리가 갔을 때는 날이 차서 발을 담그는 건 못했지만 데크길에 앉아 발 뻗기는 하면서 자연 속에서의 여유와 자유로움을 잠시 만끽했다.

등산을 싫어하는 나에게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둘레길 걷는 정도의 느낌(물론 중간에 가파른 계단으로 동굴 같은 아래쪽으로 바위를 내려가야 하는 힘든 순간도 있었다.)이라 걸을만했지만 그래도 역시 체력이 부족하니 점점 더워지고 외투조차도 무거워서 벗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호수가 이어져서 아래서는 폭포를 이루는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몇몇 유명한 뷰포인트는 사람들이 좀 있었지만 워낙 넓은 곳이라 한 곳에만 엄청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일은 거의 없어서 우리가 걸으며 마주하는 모든 자연의 광경을 사람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그 아름답고 방대한 모습에 멀리 드론을 띄우면 얼마나 멋질까 싶어 갑자기 드론 구매욕이 올라갔던 순간도 있었다.


소요시간이 4시간 정도인 코스는 시간 단축을 위해서 호수를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배를 탈 수 있는데 앞서 얘기했듯이 성수기가 아니라서 기다리는 줄이 별로 없었고, 반대편에 갔던 배가 돌아오자마자 그 배를 바로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반대편 공원 쪽으로 넘어갈 때쯤이 딱 점심때였고 마침 큰 나무 아래 햇살 좋은 위치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어 전날 쌌던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기분 좋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아름다운 호수와 푸릇한 풍경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한 게 얼마 만이었을까? 한참의 트래킹 후에 휴식하듯이 먹은 도시락은 별거 아닌 참치 샌드위치였음에도 정말 꿀맛이었다.

즐거운 점심 식사에 동참하고 싶었는지 오리 한 마리가 물에서 올라와서 우리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당연히 우리 테이블까진 올라오지 않겠지만 아래로 와서 계속 우리 주위를 맴도니 남편이 농담처럼 도시락은 줄 수 없다며 먹는 속도를 올려 도시락 사수에 들어갔다.


사람이 만든 아름다운 건축물도 충분히 멋지고 구경하는 내내 감탄이 나오지만 역시 하나님이 만드신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보면서 감탄을 넘어 감동을 받았다.

초록의 아름다운 풍경에 눈이 휴식하고, 좋은 공기에 코가 휴식하고, 자연을 반찬 삼아 먹은 도시락에 입이 휴식할 수 있었던 플리트비체에서의 시간은 선물 같았다.

keyword
이전 24화크로아티아, 자그레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