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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Jul 16. 2024

라오스, 루앙프라방 3

아시아대륙, 3번째 나라, 3번째 도시

루앙프라방은 현지어로 "큰 황금불상"이라는 뜻이다.


라오스는 대외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지만, 국민의 70% 정도가 불교를 믿고 있고, 그중 루앙프라방은 도시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문화가 더 발달한 곳이다.


루앙프라방에서는 매일 동틀 때쯤 불교 의식의 하나인 '탁발'을 볼 수 있는데, 탁발은 시주를 하려는 사람들이 공양품을 준비해서 루앙프라방 거리에 앉아 있으면, 맨발에 붉은 옷을 입은 승려들이 줄지어서 공양품을 조금씩 받아 가는 것이다.

라오스의 많은 도시에서 하는 의식인데 루앙프라방의 경우, 올드타운의 길게 이어진 도로에 쭉 줄지어 서서 이뤄지기 때문에 특히 더 유명해서 이곳에 들르는 많은 관광객들이 새벽에 일어나 구경하거나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이런 배경을 가진 도시다 보니 일요일 예배를 드리기 위한 교회를 찾을 때 딱 한 곳의 한인교회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세계일주 기간 동안에 현지인 교회보단 한인교회를 찾아갔는데 그 이유는

첫째, 예배를 우리나라 말로 드려서 예배에 집중할 수 있고,

둘째, 예배 후 보통 점심을 같이 먹는데 하루 방문한 외부인에게도 친절하게 식사, 특히 한식을 제공해 주고,

마지막으로, 점심 식사 기간 동안 하는 식탁 교제를 통해서 현지에 사는 한국 사람들로부터 찐 여행 정보를 좀 더 상세하게 얻을 수 있어서였다.


그렇게 찾아간 루앙프라방의 한인교회에서 라오스가 불교국가면서 공산국가라 외국인의 현지인을 상대로 한 전도나 선교를 공안들이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예배도 건물이 아닌, 가정집에서 드려진다는 얘기를 목사님께 들었다.

예배에 참여한 사람들도 우리와 같이 여행 중이거나 라오스에 거주 중인 한국인들뿐인 걸 볼 수 있었다.



공안을 얘기하다 보니 생각난 에피소드가 있다.

꽝시폭포를 다녀온 날 우리는 스쿠터 대여시간이 남아 루앙프라방 시내에서부터 주변 풍경 좋은 산길을 신나게 달리다가 갈림길에서 아무 신호가 없길래 현지인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갔는데

그게 말도 안 되게도 역주행이었다.


공안들에게 현지인들부터 한 명 한 명 잡혔는데 그들에게는 훈계 처방만 하고 보내주는 거에 비해서 우리한텐 꽤 큰 금액의 벌금을 청구했다.

공안에 잡혔으니 그 돈을 못 내면 억류될 건인가,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이 금액을 내야 하는 것인가, 이런 의논을 하다가 마침 이날 우리 주머니에 있던, 많지 않던 현금을 내밀었다.


"우린 외국인이고 여기 표시된 신호가 없어서 현지인들을 따라 달리기만 했지 역주행인 걸 몰랐다.

스쿠터는 가자마자 바로 반납하고 다시 타지 않겠다, 지금 갖고 있는 돈이 이게 다인데 이것만 받고 보내달라"


벌금이 진짜 나라에 내는 건지, 공안들의 용돈벌이였는지 공안들이 영어를 잘 못해서 손짓 발짓을 섞어 소통을 했기 때문에 사실 확인은 안 되지만, 다행히 공안은 그 돈을 다 받고 우리를 보내줬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우리나라와는 다름을 여행지마다 느끼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날씨, 풍경, 문화 등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그 다름이 확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요일에 교회를 가는 것 같은 한국에 있을 때 일상적으로 하던 일,

교통 신호가 있어 그걸 어길 경우에는 법 규정에 맞게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벌칙을 부여하는 것,

이런 사소한 일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을 현지에서 겪게 될 때 비로소 우리와 다름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여행은 좋은 곳을 구경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느 광고에서 누군가가 말한 대로


여행은 살아보는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곳에서 "살아보게" 될까?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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