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 3번째 나라, 다시 1번째 도시
공안에게 잡혀서 당황하고 걱정을 했던 잠깐의 시간을 제외하곤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루앙프라방에서의 여행을 마친 후 우리는 비엔티안으로 돌아왔다.
비엔티안에서 방비엥으로 4시간 정도,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에서 4시간 정도 걸려서 올라갔다면,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내려올 때는 한 번에 8시간 정도를 내려와야 했다.
좁은 승합차를 타고 커브 많고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자니 걱정이 되었다.
지금처럼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바로 오는 기차가 있으면 그걸 탔겠지만, 우리가 여행하는 당시에는 기차라는 옵션이 없었다.
차라리 국내선 항공을 타고 내려올까 고민했지만 금액 차이도 크고, 공항까지의 이동도 생각해야 해서 결국 버스를 선택했다.
긴 일정이어서 그런지 스낵도 제공받은 버스에서 차라리 자면서 가자 싶어서 멀미약을 먹고 비몽사몽 오다가 중간에 휴게소에서 밥도 먹고 하니 어찌어찌 8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이동을 마치고 와서인지,
아는 사람과 우리 짐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인지
다시 돌아온 비엔티안은 꼭 집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돌아와서는 라오스 무비자 만료 기간까지 3일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번보다는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였고, 비엔티안 맛집 도장을 깨는 먹는데 좀 더 진심인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좋아했던 까오삐약 국숫집은 당연히 다시 찾았다.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에서도 까오삐약을 먹었지만, 비엔티안의 탓담 식당에서 먹었던 것이 가장 맛있었다.
지금도 가끔 티비에서 라오스 여행 관련 내용이 나오면 여기가 떠오를 정도로 맛집이다 보니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려고 남은 기간 동안 매일 아침식사는 이곳에서 챙겨 먹었다.
그리고 현지 물가에 비해서 비싸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는 거보다 저렴한 금액에 현지맛을 잘 살려서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들도 찾았다.
외국인 사장이 본인의 레시피로 직접 만든 맛있는 햄버거를 팔던 레이즈 그릴(Ray's Grille)은 남편의 인생 버거집 중 한 곳이 되었다.
꽤 괜찮은 퀄리티의 멕시칸 음식을 팔던 스티키 핑거스(Sticky Fingers)와 다양한 음식을 좋은 서비스와 함께 맛볼 수 있던 뷔페식당인 아쿠아(ACQUA)에서도 다녀왔다.
인생 수박주스를 먹었던 카페도 안 가면 서운하니 당연히 다시 방문했다.
수박주스를 쭉쭉 마시며, 한국도 수박은 달고 맛있는데 왜 이런 수박주스를 한국에서는 팔지 않는지 아쉬워했다.
이렇게 잘 먹고 잘 쉬며 재정비를 하는 동안 벌써 라오스에 체류 가능한 무비자 기간은 끝나갔다.
우리의 몸과 마음 모두 다시 여행길에 오를 준비가 되었다.
태국까지는 육로로 넘어가기로 해서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을 가진 채 라오스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