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 3번째 나라, 3번째 도시
루앙프라방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라오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라고 알려진 꽝시폭포(Kuang Si Falls)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에메랄드빛 물 색깔과, 계단식으로 이어진 웅덩이에서 자유롭게 수영을 하는 모습을 찾아보게 되어 처음 루앙프라방을 여행지로 정할 때부터 무조건 갈 곳으로 찜해 둔 곳이었다.
루앙프라방 시내에서 꽝시폭포까지는 1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여행사를 통해서 벤을 예약해 타고 가거나, 택시 또는 툭툭을 타고 갈 수 있다.
우리는 지난번 방비엥 여행 때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우리가 놀고 싶은 만큼 놀 수 있었던 걸 생각해서
이번에도 스쿠터를 빌려서 이동하기로 했다.
동남아에서 스쿠터를 장시간 탈 때는 옷차림을 신경 써야 한다.
덥다고 반팔, 반바지로 타다가는 화상을 입기 쉽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현지인들이 더운데도 긴팔 긴바지를 입고 다니는 이유이다.
우리도 전날 야시장에서 구매한 일명 코끼리 바지와 얇은 여름용 재킷을 입었다.
또, 꽝시폭포에서 물놀이를 할 예정이었는데, 나름 탈의실이 있긴 하지만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는 않다는 블로그의 정보에 수영복을 안에 미리 입고 출발했다.
그렇게 도착한 꽝시폭포는,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봤던 것 이상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우리 눈으로 보는 것만큼 자연을 아름답고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해 아쉬운 것이, 실제로 폭포에 도착해서 바라본 물색은 이런 색의 물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이었다.
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이 계단식 물웅덩이로 이어져서 맘에 드는 곳에서 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꼭대기 폭포 있는 쪽까지 올라갈 때는 천천히 구경하면서 물놀이하고 싶은 위치를 파악하고 내려오는 길에 물놀이를 하기로 했다.
꽝시폭포의 웅덩이들은 그 깊이가 다양했는데 그중에는 아주 깊어서 큰 나무에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웅덩이도 있었다.
안쪽에 바위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물이 에메랄드 색이다 보니 정확한 물의 깊이를 몰라 다칠 수 있기 때문에 한편에 어떤 특정 자세로 하는 ”다이빙 금지“ 안내문이 있었다.
근데 안내문에 있는 사진을 자세히 보니 "뭉쳐야 뜬다-라오스 편"의 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었다.
방송에서처럼 머리부터 들어가는 다이빙을 따라 하다 다친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평소에도 다치는 게 싫어서 몸을 사리는 나는 당연히 다이빙을 할 생각이 없었고, 남편도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가야 하는데 혹시 모르는 사고를 피하겠다고 다이빙은 하지 않고 물놀이만 했다.
비엔티안에서 수영을 연습했지만 여전히 발이 안 닿는 곳에 있는 걸 무서워하는 나를 남편이 잡아주면서 수영을 가르쳐 주고 있었는데, 옆에서 구경하던 청년이 옆에서 같이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스페인에서 왔다는 이 친구는 훈수 정도로는 부족했는지 곧 주변에 있는 다른 수영 못하는 사람을 붙들고 수영을 아주 열심히 가르쳐 줬는데 다들 유쾌하게 상황을 받아 웃으며 즐겼던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스쿠터를 주차한 장소로 갔는데 가방에 있어야 할 선글라스가 없어진 걸 발견했다.
따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가 없어 꽝시폭포 입장료와 주차 요금 등을 낼만큼의 현금과 약간의 비상금 외에는 아무 귀중품도 가져가지 않아 선글라스가 유일한 귀중품이었다.
스쿠터 키 등 우리 짐을 담은 가방을 우리가 물놀이한 웅덩이 근처 피크닉 테이블에 올려놓고 수시로 짐을 확인했는데 남편 선글라스는 그대로 있고, 내 거만 없어진 거라 너무 놀랐다.
짐을 들고 같이 이동하는 대신 나는 스쿠터 옆에서 짐을 지키고, 남편이 그 웅덩이와 꽝시폭포까지 거꾸로 길을 훑으며 올라갔다.
그런데, 남편이 떠나고 나서 스쿠터 의자 밑 보관대를 열어보니 여기에 선글라스가 있었다.
남편이 거기도 찾아보라 했을 때 거기엔 물건을 넣지도 않았다고 장담을 했는데 나왔다...
대박 잔소리 예약이다.
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