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 3번째 나라, 3번째 도시
라오스 하면 여행객들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도시는 3곳이다.
비엔티안, 방비엥, 그리고 루앙프라방
우리는 라오스라는 나라 자체를 처음 여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 도시 3곳을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방비엥 여행을 마치고 라오스의 최북단인 루앙프라방으로, 비엔티안에서 방비엥으로 이동했을 때와 동일하게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했다.
루앙프라방 버스터미널에서 툭툭을 타고 숙소로 이동했고 아직 낮이라 바로 밖으로 나왔다.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
평소 다시 내려올 거 왜 올라가냐는 주의이고, 풍경을 보기 위해서 산을 올라가야 하면 되도록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심지어 오르막길도 싫어한다.
아니 싫어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 몸이 인내심을 아예 잃고 힘들어한다.
평지는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며 움직이는 것도 가능한데 오르막, 특히 계단길은 반나절도 안 돼서 지쳐서 이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런 내가 푸씨 산을 올라갔다.
푸씨 산은 루앙프라방 올드타운에서 석양을 보기로 유명한 명소이다.
야시장이 길게 이어지는 루앙프라방의 메인 여행자길 중간에 푸씨산을 오르기 위한 출입구가 있고, 많은 여행객들이 해지기 한 시간 전부터 이곳에 올라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한다.
자리를 잡고 나면 해가 지는 방향을 바라보며 해가 질 때까지 멍 때리며 앉아있는 곳이다.
그런데 여길 오르려면 계단 328개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렇다고 엄청 높은 산은 아니어서 당연히 케이블카는 없다.
오를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내 평생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푸씨 산을 또 올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 방법은 없다,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
세계일주라는 특별한 시간이 나한테 없던 힘도 짜내서 움직이게 하는 힘을 주었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별거 아닌 계단 328개를 나는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것처럼 남편이 끌어주고 밀어준 덕분에 겨우겨우 올라갔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바라본 루앙프라방 올드타운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워낙에 높은 건물이 없는 도시인지라 길게 이어진 강을 포함해서 초록의 도시 전체가 내려다 보였다.
우리도 다른 여행객들처럼 좋은 자리를 찾아 앉은 후 해 질 때까지 한참을 조용히 풍경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해가 완전히 져서 어두워졌을 때 석양을 바라보던 이들은 왜 인지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다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같은 기분을 공유한듯한 느낌을 받았다.
루앙프라방에서의 여행은,
한국에서의 나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