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2

다시 아시아대륙, 13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호치민에서 먹는 여행을 하는 중간중간 시내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은 그 영향을 많이 받아 바게트빵을 활용한 샌드위치인 반미 같은 음식이 발전한 것처럼 건축물도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곳이 많았다.

호치민의 중앙우체국은 파리 에펠탑의 건축가가 지었고, 내부는 아치형 천장으로 만들어 오르세미술관 같은 느낌을 준다.

그 바로 앞의 사이공 노트르담 대성당도 1880년 프랑스인이 세운 프랑스풍 건축물이라 중앙우체국과 대성당 모두 호치민을 찾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꼭 들려서 구경하고 인증샷을 찍는 곳이라길래 우리도 찾아갔다.


중앙우체국에서 전에 프라하(체코, 프라하 2편)에서처럼 여행 중 엽서 남기기를 해볼까 하다가 영어로 소통이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호치민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라 곧 한국에 갈거라 내부를 잠시 구경하다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마지막 여행지라 거기서 받는 엽서가 더 추억이 됐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때 그 생각을 못했나 싶어서 아쉽게 느껴진다.


그동안 배낭 짐에 대한 부담으로 쇼핑을 못하던 우리라 마지막 나라에선 쇼핑하자 마음먹고 벤탄시장을 갔는데 생각보다 사고 싶은 게 없었다.

또 워낙 마그넷만 사고 다니다 보니 쇼핑 스위치가 꺼져있어서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흥정에 있어서는 하수인 우리 부부인지라 나중에 마트에서 사자하고 그냥 구경만 하다가 나왔다.


호치민에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그중에 CGV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어벤저스 인피니티를 봤다.

시설이 깨끗하고 사람이 적어서 우리가 전세 낸 기분으로 좋아하는 어벤저스의 화려함을 즐겼다.



이렇게 하루하루 좋은 시간을 보내는 중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한 사고도 겼었다.

시청을 구경하고 길을 건너다가 오토바이에 치였는데 등 쪽에 오토바이 핸들로 받친 상황이었다.

우리 부부는 횡단보도를 보행자 신호에 건너고 있었고, 오토바이가 많은 베트남에서 보통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앞뒤로 피해서 지나가는데 이렇게 사고가 나니 넘어져서 아픔을 느끼기보다 어리둥절했다.

나를 친 사람은 엄청나게 많은 짐을 오토바이 뒤에 싣고 달리고 있었고, 나를 피하려고 핸들을 움직였음에도 무거운 오토바이가 바로 반응을 하지 않아 반쯤 돌아간 핸들이 내 등을 치고 오토바이는 넘어진 상황이었다.


인도 쪽으로 조금 이동을 해서 내 등의 상태를 살피고 나를 친 운전자랑도 대화를 하려는데 영어를 전혀 못하는 분이셨다.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과 태도는 우리한테 사과하려는 마음인걸 알겠지만 정확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아저씨가 계속 내 등 쪽을 만지고 확인하려 하니 남편도 점점 불쾌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서로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영어를 하는 베트남 현지인이 우리에게 다가와 상황을 묻고 사고를 낸 아저씨와 대화를 하며 가운데서 중재를 도와줬다.


사고를 낸 아저씨는 지금 배달을 마치지 않으면 수당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니 이 분을 보내주면 본인이 대신 병원비를 내겠다며 본인의 연락처와, 우리가 있던 위치에서 갈 수 있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병원을 소개해줬다.

병원 가는 택시까지 불러서 택시비와 함께 병원 위치를 베트남어로 설명해 줘서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를 보고 다행히 뼈에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듣고 집에 귀가할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사고처리를 도와준 딴(Thanh)에게 연락해서 고맙다 인사를 하고 아이스리치가 맛있어서 종종 찾던 숙소 앞의 스놉커피(SNOB coffee)에서 만나기로 했다.

병원비가 얼마냐며 본인이 지불하겠다는 딴에게 원래도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여행자보험으로 잘 처리했다 말하고 사고를 낸 아저씨랑 아는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친절을 베풀 수 있었는지 물었을 때 베트남을 여행온 외국인이 베트남에 대해서 좋은 추억만 갖고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움직였다는 답을 들었다.


우리 부부가 베트남에 대해서 좋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그의 대답에서 여행자가 느끼는 한 나라에 대한 이미지는 그 나라의 볼거리, 맛있는 음식 등 다양한 매력 중에서도 역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우리와 마주쳐지는 외국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했다.



베트남 호치민을 끝으로 우리 부부가 한 1년 하고도 1일간의 세계일주가 끝이 났다.

마지막 여행지에서 겪은 사고로 정말 끝까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걸 경험함과 동시에 낯선 이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따뜻함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어 이 모든 여정을 안전하게 잘 마무리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이제 우리의 진짜 집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또 다른 곳을 향해 나가야 할 거 같은데 벌써 여행을 마칠 시간이 됐다니..

긴 외출 끝에 우리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여행이 끝난다는 아쉬움과 함께 안도감이 들었다.

한국에서의 삶도 여행할 때의 마음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한국으로 향했다.




여행기 읽는 걸 좋아하는 제가 어느 날 우리의 세계일주도 기록으로 남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생애 처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글로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고, 여행하는 동안 남겨놓았던 사진과 짧은 기록을 다시 들추며 글을 쓰고 연재하는 동안 8년 전 어떻게 보면 무모했지만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 부부에게 큰 자산이 되어준 소중한 시간을 추억으로 다시 되새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글을 잘 쓰지 못함에도 저의 최대 장점인 꾸준함을 무기로, 그리고 행복한 추억 여행을 함께해 주신 독자님들 덕분에 2년간의 세계일주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또 다른 글쓰기 소재를 찾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다시 독자님들과 만날 날을 기대하며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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