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 4번째 나라, 3번째 도시
더운 나라 태국에서도 온천을 즐길 수 있을까?
그렇다!
단기간 태국 여행을 간다면 해보지 않았을 만한 것들을 세계일주를 하면서는 많이 해볼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더운 나라에서 온천 즐기기였다.
빠이에는 유명한 온천이 두 곳 있는데, 우리는 빠이 시내에서 스쿠터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싸이 응암 온천(Sai Ngam Hot Spring)으로 갔다.
다른 곳은 안 가봤음에도 여기로 가길 잘했다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그때 당시 입장료와 스쿠터 주차비가 합쳐서 100밧, 우리 돈으로 4천 원도 안될 정도로 저렴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엄청 뜨거운 물이 아닌 따뜻한 물이 흐르는 정도의 온도의 온천이었고,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온천보다는 온수풀 같은 느낌의 싸이응암온천에서는 물놀이를 할 수 있다.
깊이도 "땅 짚고 헤엄"치는 것도 가능한 깊이라서 아직 수영이 익숙하지 않은 나도 구명조끼나 튜브 같은 것이 없어도 부담 없이 물놀이를 할 수 있었다.
분명 무더운 날씨였는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도 더위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변에 나무가 많아 만들어진 그늘이 어느 정도 더위를 식혀줘서 그랬던 거 같다.
이곳 역시 작년에 방영됐던 "아주 사적인 동남아"에 나왔을 때 얼마나 반가웠던지~
배우분들이 우리가 했던 것처럼 물장난도 치고, 다른 관광객들과 스몰톡을 하면서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여행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렇게 한 번씩 우리가 다녀왔던 곳이 방송이 되면, 우리 부부는 우리의 사진들을 찾아보며 추억에 젖을 수 있어서 다시 행복해진다.
심지어 온천에 가는 길에 그때 당시엔 황당했고 지금 다시 생각하니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스쿠터와 관련된 일이었다.
빠이 대부분의 대여점에서 빌려주는 스쿠터는 아무래도 빠이 내 이동 수단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주로 여행객들에게 대여가 되다 보니, cc가 낮은 것들이 많았다.
우리 역시 그런 스쿠터를 빌린 거였는데, 시내를 달릴 땐 둘이 함께 타고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던 것이 온천 가는 길에 꽤 가파른 언덕을 만나니 아무리 스로틀을 당겨도 앞으로 나가질 않았다.
결국, 남편의 결단,
"부인, 내려야겠다"
더 황당했던 건 내가 내리고 남편이 스로틀을 당기자마자 스쿠터가 언덕을 올라갔다는 거였다.
나만 열심히 걸어서 남편과 스쿠터가 기다리는 언덕을 올라갔다.
"아니 내 무게가 언덕을 못 올라갈 정도라고? 어이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