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와디럼

아시아대륙, 9번째 나라, 2번째 도시

by 해피썬

우리가 와디럼에 온 목적은 딱 하나, 사막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이집트에서 요르단 여행을 준비할 때 블로그를 통해서 정보를 얻게 된 베두인 가이드에게 연락을 했다.

곧바로 사막 지프 투어 4시간, 저녁식사, 숙박과 아침식사를 포함한 베두인 캠프 투어를 신청했고 와디럼에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를 만날 수 있었다.


와디럼은 SF 영화의 우주 배경 촬영지로 유명한데 우리가 여행할 당시에도 맷 데이먼의 영화 "마션"의 촬영지라 해서 기대감이 컸다.

(그 당시 영화는 남편만 봤지만 영화 포스터나 관련 글들은 봤기 때문에 나도 기대됐다 :D)

사막은 덥기도 덥지만 해를 가릴 그늘이 거의 없어 4시간이나 되는 투어 시간 동안 태양볕에 화상을 입지 않으려면 스카프나 모자로 머리를 보호해야 했다.

가이드가 운전하는 지프의 뒷자리에 선 채로 사막을 달리니 더운 바람임에도 기분은 상쾌했고, 사막의 풍경은 우주 어딘가 사람이 살지 않는 행성의 풍경이 이럴까 싶게 낯설게 다가왔다.


가이드는 다 비슷하게 생긴 바위와 모래가 이어진 사막에서 어떻게 길을 찾는지, 닭 모양의 바위, 다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바위 등 와디럼의 유명한 스팟을 찾아갔고, 그때마다 차를 세워 사진 찍을 시간을 줬다.

덕분에 우리는 바위로 인해 생긴 그늘 쪽 모래를 맨발로 걸으며 촉감도 느끼고, 신나게 모래썰매도 탔다.

(그늘이 없는 곳에서 맨발로 걷다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또 바위에서 내려와서는 주인을 기다리는 낙타와 사진도 찍었다.



즐겁게 지프 투어를 마친 후 베두인 캠프로 이동했다.

짐을 풀고 저녁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모래를 파서 만든 화로 안에 고기와 야채를 넣고 있었다.

저녁이 준비되는 동안 우리처럼 각자 지프 투어를 하고 캠프엔 모인 사람들과 함께 해지는 풍경을 보기 좋은 사막 언덕까지 걸어가서 멋진 일몰을 구경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과 사막을 걸으며 소소한 대화를 나눴고, 서로 조금 친근해져서 저녁을 먹는 동안, 그리고 저녁을 다 먹은 후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꽤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갔다.

두바이에 사는 인도인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한참 대화를 나누던 중 인도 여행은 어땠냐는 질문에 차마 겪었던 고생들이 싫어서 빨리 도망쳐 왔다는 얘기는 할 수 없어 잘 구경하고 나왔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


베두인 캠프의 샤워실과 화장실은 한 면이 바위, 한 면은 나무 같은 걸로 막아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물이 잘 나왔다. 씻고 나서 다시 모래를 밟고 이동하느라 다시 발이 지저분해진 걸 제외하면 사막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호화로운 서비스라는 생각을 했다.

사막은 일교차가 크고 사막의 밤은 춥다더니 진짜로 밤이 되니 쌀쌀해졌다. 특히 잠자리를 위해서 배정받은 천막 안에는 어떤 난방시설도 없어서 옷을 잘 껴입고 자야 했다.


우리가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던 이유는 밤에 쏟아지는 별을 보고 싶어서였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하필이면 보름달이 떠있었다.

최소한의 조명만 있던 캠프임에도 밝을 정도로 달이 너무 밝아서 주변의 별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새벽이 되고 보름달이 좀 내려가면 별을 볼 수도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새벽에 중간중간 일어나서 확인했지만 해가 뜰 때까지도 계속 달이 밝았다.

우리처럼 중간에 깨서 별을 확인하려는 사람들과 이렇게 환한 밤 사막을 보는 것도 하나의 신비한 체험이고, 별 보러 다시 사막에 올 이유가 생겼다며 정신승리에 가까운 대화를 나누었다.


다음날 아침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되었다.

각자 본인들을 태워다 준 가이드들의 지프를 타고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는데 몇몇은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만나 괜히 또 반가웠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와디무사에 있는 페트라,

인디아나 존스의 배경음악이 생각나는 곳으로 갈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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