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이 내게로 왔다
봄에 웬 눈이란 말인가.
아침에 일어나니, 거실 베란다 난간에만 한 줄로 눈이 살포시 쌓여 있었다. 바닥에도 쌓였나 싶어 까마득한 땅을 내려다보니 땅에는 전혀 쌓이지 않았다. 쌓이지도 않을 눈이 참 열심히도 내리고 있었다.
베란다 문을 열고 방충망을 열어서 난간에 쌓인 눈이라도 통에 담아 막내에게 주었다. 아이는 신이 났다. 눈을 가지고 손으로 만지기도 하고 물도 넣어보며 즐거워한다.
"까똑"
'응? 아침부터 무슨 톡이지?'
나태주 님의 시와 함께 메시지가 와있었다.
"서나야 따뜻한 하루 보내♡"
와!
마음이 환해진다.
20년 전 남자 친구에게서도 못 받아봤던, 달달한 메세지다.
"오늘 같은 날 딱이죠
세 딸 키우느라 애쓰는 우리 서나작가님 생각이 났죠^_^"
작년에 같이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친해진,
작가 언니에게서 온 메세지였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것.
누군가가 나의 처지를 헤아려 준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준다는 것.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참 고마웠다.
엄마가 되고 나서
나의 마음은 아이에게 주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내 마음을 맘껏 주지 못했다.
다들 몸과 맘이 바쁜 세상살이에서
그들도 그러했다.
그래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그 마음을 받으니
얼마나 귀한지.
짧은 메시지 하나이지만,
거기에 담긴 마음은 짧지 않다.
하루를 환하게 만들어 주는 빛이다.
창밖의 봄눈처럼 금세 녹아 사라질지라도,
그 순간의 설렘과 따스함은
오래도록 마음에 머문다.
그 온기가 은은하게 커피 향기처럼
나의 일상을 채운다.
바쁘고,
때론 고단한 삶에서
다시 한 걸음 내딛게 한다.
"오늘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빛이 되어줄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