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 직장인의 기록
취업준비생이었던 나는 지금의 회사에 합격하고,
마치 인생의 과제를 모두 끝마친 듯 기뻐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아침에 눈을 떠 향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다.
출근길 지옥철에서도,
깔끔히 정장을 입고 가방을 든 직장인들 무리 속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 설레었다.
심지어 사원증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새로운 일로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전혀 지치지 않았다.
무슨 업무가 주어지든 배울 점을 찾았고,
작은 일 하나에도 정성을 다했다.
드디어 사회의 한 자리에 서 있다는 자부심,
그것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나는 많이 달라졌다.
새로움은 익숙함으로 바뀌었고,
설렘 대신 피로가 찾아오는 날이 많아졌다.
일은 더 이상 놀이터가 아니고,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되어
어깨를 누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그 시간들이 나를 성장시켰다는 것을 안다.
어쩌면 처음의 감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자라난 것일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단순히
출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면,
지금은 하루를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함께 고생하며 일하는 동료들의 존재에도,
내가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에도 감사한다.
익숙함은 곧
편안함 속에서 능숙하게 일할 수 있다는 뜻이고,
피로 속에서도 나를 지켜낼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다른 형태의 감사다.
감사는 시간과 경험을 지나며
다른 빛깔로 스며든다.
때로는 진하게, 때로는 옅게.
그러나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문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잠시 숨 고르면 감사는 은은한 빛처럼 다가온다.
앞으로도 나는 그것을
부드럽게 채색하듯 하루를 살아내고,
또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