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속에서 나를 지키기
오늘 하루도 정신없이 흘러갔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간은 이미 달리고 있었고,
나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긴 채
하루라는 강물 위를 떠내려갔다.
오전에는 여러 업무를 처리하느라
강물의 유속이 빠르게 느껴졌다.
물결은 나를 재촉하듯 서둘러 흘러갔다.
점심시간에는 동기들과 함께 드립 커피를 마셨다.
잠깐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던 몇 분이었다.
햇살을 받으며 물속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었다.
오후의 물살은 다시 나를 집어삼켰다.
회의, 서류, 업무, 메일.
그 속에서 나의 윤곽은 희미해져 갔다.
그러다 ‘나’라는 감각을 잃을 때가 있다.
회사에서의 역할이 내 존재 전체인 것처럼
혼동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퇴근 후의 시간은 그래서 소중하다.
물에 흐려진 나를 다시 채색하는 시간.
세상 속에서 기능으로 존재한 내가 아니라,
고유한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길.
아무리 바쁘고 휘둘려도
내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나'를 잃지 않는 것.
내 마음을 내가 먼저 알아주고,
내 목소리를 내가 먼저 들어주는 것.
시간은 앞으로만 흐르고,
하루는 늘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 흐름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일,
그것이 삶이 우리에게 맡긴
근본적인 과제가 아닐까.
오늘도 나는 나 자신을 되찾기 위해
집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