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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주류가 막걸리라고요?

술비하_전통주 소믈리에의 우리 술 비하인드

by 한태정





네이버뉴스 서울경제신문 기사내용 발췌




2024년 전통주 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향료, 색소가 들어간 술도 막걸리로 인정하자는 주세법을 은근슬쩍 추진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편의점에서 수없이 보았던 00 맛 막걸리들은 무엇일까

향료가 들어간 술도 막걸리 아닌가?


네이버뉴스 한국경제 사진발췌


아니다.

막걸리에 향료나 색소를 넣으면 기타 주류로 분리된다.

막걸리, 탁주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주재료 외에 부재료가 정해진 비율보다 더 들어가게 되는 경우 역시, 기타 주류로 분류된다.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편의점에서 보았던 달콤한 각종 향료와 예쁜 색소를 넣은 제품은 막걸리가 아닌 기타 주류인 셈이다.


이제까지 잘 분류했던 기타 주류를 왜 막걸리(탁주)로 인정해 달라는 걸까?


네이버뉴스 서울경제신문 기사내용 발췌


이유는 세금이다.


기타 주류를 생산하는 몇몇 기업들이 해외로 이것을 수출하려 하는데 기타 주류는 막걸리보다 더 많은 세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k가 성행하는 지금 한국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에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꼼수인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이런 향료색소 막걸리는 한국의 전통 막걸리라는 이름을 달고 해외로 나가가 되는데 이건 국산 농산물을 쓰는 전통주업계의 의견과 대립하게 된다. 최근 우리 술은 국산쌀과 우리 농산물을 활용하여, 질 좋은 술을 만들려는 양조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기타 주류가 막걸리의 명칭을 사용하게 되면 전통주업계가 지키고 발전시키려 한 노력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또한, 향료 색소로 둔갑한 저가 막걸리가 시장에 난입되면 값싼 외국쌀을 원재료로 하는, 단순히 값만 낮춘 저품질 술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우리 농산물과 전통주 시장은 위축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닌 하나의 식문화이자 문화재이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기타 주류를 막걸리로 만들어 버린다면 10년 후, 20년 후, 우리는 진짜 막걸리를 기억하게 될까?








마치 일부 기업들이 전통주를 대표하는 사람들인 양 자신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은근슬쩍 주세법 개정을 통과시키려 한 이 사건에 전통주 업계는 발칵 뒤집혔고 100여 곳의 양조장과 전통주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 전통주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마치 조용한 독립운동 같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그들에게 어떤 칭찬도 알아주는 이도 없이, 오히려 잃을 것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술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하나로 뭉쳤다. 개정안 반대의견 서명과 국민청원, 끊임없는 법정출석등 국회의 문을 여러 번 두드리며 기꺼이 앞장섰다.



국회전자 청원 국민동의청원중 발췌




이슈화가 절실해 보였다.


이들은 국민청원과 함께 진짜 막걸리를 찾자는 찐막 챌린지를 sns를 통해 진행하였고 나 역시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챌린지에 참여하며 그들을 응원했다.




네이버 농민신문 기사 발췌




2025년 1월.

국산 농수산물 사용 위축등 전통주업계 반대 의견을 반영해 정부는 '향료색소가 들어간 기타 주류를 막걸리로 인정하자'는 세법 개정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들은 또다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방패 삼아 교묘히, 우리 문화를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는 것을 보게 될 줄.






tmi


- 기타 주류는 기타 주류로, 막걸리는 막걸리로


- 기타 주류가 나쁜 것이 아니다.

일부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앞세워 은근슬쩍 법을 바꾸려는 그 행태 괘씸하다.


- 국민들에게도 이런 이슈를 알 수 있는 권리를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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