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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도 소비기한이 있다!

술비하_전통주 소믈리에의 우리 술 비하인드

by 한태정






"오늘 나온 막걸리 없어요?"


"기한이 언제까지에요?"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소비기한.


보통은 하단 내지 상단에 표시되어 있다.



그중 막걸리는 특히, '오늘 나온 것'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 아마 시중 유명 막걸리에 익숙해져

2~3일 내에 맛이 변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 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술에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생과 살균.

이것은 다시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 생약주(맑은술)와 살균약주로 나뉜다.


살균막걸리와 생막걸리 (술샘 홈페이지)



생은 효모가 살아있어 지속적인 발효가 이루어진다.


처음은 신선하고 뒤로 갈수록 산미와 약간의 탄산감이 생기기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에

한 제품에서도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온도에 민감해 보관이 잘못된 경우 빠르게 발효되어 변질될 수 있으며,

생막걸리의 소비기한은 보통 30일, 짧게는 20일, 고도수 경우 3개월~ 6개월까지 이다.



생약주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살균약주는 2년에서 5년까지 소비기한이 길고

청주, 과실주, 증류주는 소비기한 없이 제조일만 표시한다.



살균막걸리는 효모균이 더 이상 생장하지 않아 맛에 단조로움이 있으나, 시간이 지나도 같은 맛을 유지한다는 것과 산미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마치 멸균우유와 같은 느낌이다.


살균막걸리는 실온보관이 가능하고 소비기한이 1년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옹기에서 발효되고 있는 술



얼마 전 sns에서 재밌는 피드를 봤다.


전통주 마니아들이 모여

묵은 술을 뽐낸다는 내용이었다.




무릎을 탁 쳤다.



솔직히 말하자면


발효주는, 소비기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향을 맡거나 맛을 봤을 때

변색, 산패, 부패가 되지 않았다면

소비기한에 상관없이 마신다.



물론

보관을 잘했다는 전재이다.



잘 보관된 발효주는 오히려 뒤로 갈수록 맛이 안정화되고, 숙성되어, 깊이가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래서 전통주 깨나 좋아하는 이들은 냉장고에 오랜 기간 잘 숙성하였다가 마시기도 한다.



나의 냉장고에도 소비기한이 2년 지난 약주와

6개월 지난 막걸리가 잠들어 있다.




막걸리, 약주, 청주와 같은 발효주는

말 그대로 발효식품이다.



신선한 된장,

갓 만든 간장,

오늘 나온 고추장



이상하지 않은가?



요즘은 신선한, 갓 만든처럼

마치 발효주도 신선식품만큼

생산일이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소비자를 현혹시킨다.



그러나

우리 술의 매력은 숙성에 있다.




잘 익은 막걸리,


제대로 숙성된 맑은술처럼


진득하고 깊은 맛이 느껴지는 표현을 사용하는 마케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tmi


- 같은 제품을 6개월, 1년, 2년 숙성시켜, 비교하며 마셔보시라. 숙성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 완전발효를 시킨 생막걸리는 뒤로 가도 산미와 탄산이 생기지 않는다.


- 인공탄산(이산화탄소)을 주입한 경우, 기분 나쁜 트림과 속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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