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계절풍 10
그 무엇에 얽매인 매듭을 풀 듯, 함박눈은 시간 속으로 고리를 풀고 동여매어도 자꾸만 풀어헤치는 가슴,
그가 눈사람이 되어 의식의 문 밖에서 절룩이며 달려옵니다.
이 넓은 지구 표층을 모조리 덮어버린다 해도 오직 갈 수밖에 없는 이 좁은 외길을 나는 사랑해야 합니다.
건초더미 속에서도 생명의 물줄기를 찾는 이끼들처럼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미완성, 그 자체일 뿐 잠시 나의 끈을 늦추어야할 때입니다.
<시작노트>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살아 숨 쉬고 있는 동안은 멈출 수 없는 욕망과 번민 고통을 감내하면서 완성으로의 항로에 서있다. 그렇게 시간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여정의 고통 속에 사랑과 우정을 꽃피우고 희노애락의 하모니가 연출되기도 한다. 언제 죽음이 바람처럼 달려와 내게 입맞춤을 할지. 아직은
미완성의 그 날 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 있음에 행복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