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계절풍 09
태양의 반대편에서 애드벌룬이 떴다 접속 불량으로 지글거리는 93.15mhz 브람스 교향곡 제3악장 어디쯤에 선가 어둠이 분사되고, 두통과 신열을 동반한 엘리뇨 현상은 화려한 대선 공약에 밀려 한 뼘의 양지가 그리운 논두렁을 뭉개고 토사로 재갈을 물려 숨통을 조여오지만
수 천 배의 그늘로 웃자란 강남 아파트단지 외벽엔 누군가가 희망과 꿈의 자유민주주의를 건설할 깃발을 올리고 미소 짓는 돼지머리에 신권 지폐를 물리며 외친다.
- 국민소득 5만불 시대가 목전에 있다고!
세종로 간판집 알전구 아래에서 출산을 기다리는 스무자 짜리 네온간판, 용 산 대 통 령 실 신정부가 모로 누워 푸른 내일을 꿈꾼다.
퇴근길 지하로 침수되는 주정꾼들은 숨고르기 가쁜 하루치 삶을 안주삼아 빈속에 깡소주를 털어 넣으며 항변한다 제아무리 난간을 꽉 잡아도 지하 계단을 오를 때면 사방이 허방뿐이라고, 길 건너 간판 집은 지금 뜨고 있을까?
산소통의 푸른 불꽃이 금이 간 민심들의 가슴을 용접하고, 나사 빠진 뼈마디를 조이고 나면 인도를 점령한 작업대에 근사하게 드러누워 푸른 창공을 올려다보며 목울대를 세울 것이다.
우. 린. 아. 직. 건. 재. 하. 다. 니. 까. 요 !!
<시작노트>
지극히 가깝고도 먼 당신, 정치란 이름의 거대한 당신은 몸집만 있고 얼굴이 없는
때론 유령처럼 나타나 힘없는 민초들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씹고 뜯고 맛만 보는 그런 정치 말고 송길자 시 임긍수 곡의 “강 건너 봄이 오듯”
감미롭게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아름다운 정치 한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