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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7. 2024
바람을 피우려면 얼마를 내놓고 해야 할까?
세기의 이혼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관심 있게 본 부분은 위자료 액수이다. 1심 판결에서 1억 원이 인정된 것에 비해서 20배가 증액된 금액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자 최태원 회장의 기자회견에서 재산분할 부분의 오류로 상고를 한다고 하니 위자료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기로 한 듯하다.
위자료는 정신적 손해배상이다. 부정행위를 한 자들은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불법행위를 한 것이다. 이 불법행위로 상대방이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되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손해의 액수는 혼인기간 및 혼인생활의 내용, 혼인파탄의 경위, 부정행위의 내용 및 부정행위 후의 정황, 원고와 피고의 나이, 직업, 재산상태, 부정행위가 혼인파탄과 원고에 미친 영향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한다.
흔히 혼동을 하는 것이 재산분할과 위자료이다. 이혼을 할 때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은 잘못을 한 사람이나 잘못을 하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가지는 권리이다. 따라서 잘못을 한 사람도 혼인 중에 둘이서 모은 재산을 분할받을 수는 있다. 그런데 위자료는 정신적인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다.
위자료는 많아야 5천만 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이혼을 할 때 인정되는 위자료는 5천만 원이 상한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1억 원 이상이 나오는 것은 세기의 이혼에서나 보이는 특수한 경우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평범한 이혼 사건에서도 1억 원 이상의 위자료가 인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통 위자료 액수가 많이 인정되는 이혼 사건은 (1) 혼인관계가 한쪽의 책임 있는 사유로 파탄이 났고 (2) 다른 한쪽이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고 할 수 있음에도 실제 분할할 재산이 거의 없을 때 위자료 금액을 1억 원 이상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평범한 부부의 이혼 사건에서 위자료 1억 원을 인정받은 적이 있다.
필자는 부정행위로 인하여 이혼을 하는 사건에서 위자료 1억 원을 인정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남편이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사내 동료와 부정행위를 유지한 사건이었다. 아내는 상간자를 찾아가 불륜 관계가 맞는지 물어보았고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각서를 쓴 후에도 둘의 부정행위는 이어졌으며 아내가 참다못해 이혼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둘은 법원에 헤어졌다고 주장하였지만 다양한 증거들을 통해 각서 후에도 계속 만나온 사실, 법원에 헤어졌다고 주장했을 때에도 계속해서 부정행위를 이어온 사실을 밝혔다. 분할 대상 재산이 아파트 2채 이상 있었고 그에 따라 60:40 정도의 비율로 인정되어 재산분할도 상당히 받으면서 위자료 1억 원이 인정되었다.
부정행위 기간이 길다고 위자료 금액이 정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행위 기간은 금액에 영향을 미친다. 재산분할은 소득이나 전체 재산을 고려하여 비율로 나누어서 결정되는 것이므로 재산의 크기에 비례하는 반면에 위자료는 재산이 많다고 손해가 훨씬 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재산에 비례하여 금액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정신적 손해를 입은 기간, 그 피해의 정도, 사실상 대외적으로 배우자의 지위를 부여한 듯한 부정행위자들의 태도, 많은 이들의 이목이 주목되는 사회적 지위, 피고의 직업, 재산상황을 상당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정행위를 하면서 상대방에서 지출된 액수도 위자료 금액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근거 중 하나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안에 따라서 위자료 금액이 많이 인정되는 사건이 나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