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으로 고통을 노래하다.
그녀! 천경자(1924–2015) 화백은 한국 현대 미술계에서 그녀만의 독특한 화풍과 깊이 있는 작품 세계로 잘 알려진 예술가이다. 특히 여성성과 자연, 신비로운 상징주의를 독창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녀의 화풍은 꿈꾸는 듯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보는 이들을 압도당하게 만드는데
강렬한 색감을 자유자재로 표현하여 현실을 초월한 환상적인 이미지를 자주 표현한 거장중 거장이다.
그녀는
한국의 전통 미술의 색채 감각과 서양의 미적 요소를 융합하여 독특한 현대적인 시각으로 화폭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는데 특히나 자연과, 꽃, 동물, 뱀, 또는 삶과, 죽음, 여성을 주제로 삼아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통해 자신이 겪은 수많은 아픔과 고통을 토해내듯 화폭에 담아냈다.
이는 아마도 젊은 시절의 사랑과 불행했던 결혼생활등 많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 한때 자녀들과도 떨어져 살아야 하는 뼈아픈 가정사를 지녔기에 그림속에서도 아픈 그녀가 보이는듯하다.
당시 남성 중심의 예술계 속에서 여성 예술가로서 인정받는데 사회적인 편견과 맞서야 했으니
많은 어려움속에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감히 짐작을 해본다.
"생태"
그녀의 고달픈 삶,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투영된 징그러운 서른다섯마리의 뱀들이 얽혀있다.
그녀는 초기에는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정서를 담았다면, 점차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서양의 이국적인 색채와 독특한 주제가 혼합된 화풍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는 젊은 시절부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며 각 지역의 문화와 자연에서 영감을 크게 받았다고한다.
특히나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여행은 그의 작품에서 고갱스타일인 인상주의인 색채로 그림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천경자의 그림 세계는 평생 외로움과 내면의 고통으로 인해 주로 자아와 여성성 탐구라는 주제가 중심이 되는데, 고독과 슬픔을 간직한 꼭 다문 입술, 허공을 초점 없이 응시하는 눈,
그리고 외로움을 애절하게 간직한 긴 목...
그녀는 “예술은 영혼의 기록”이라며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의 세계관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천경자의 그림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 중 하나는 1977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 <미인도> 위작 논란이다. 그녀는 이 그림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부 감정가들은 이를 진품으로 간주했으며 결국 25년간 위작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미인도는 검찰이 최종적으로 진품으로 결론을 지었다.
이 사건으로 그녀는 큰 실망으로 미국으로 이주하여 한국 미술계와 거리를 두게 된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천경자 화백의 독보적인 화풍과 작품 세계는 한국 화단에서 아직도 큰 존경을 받고 있으며, 동서양의 조화, 강렬한 색채와 섬세한 선의 미학으로 세계 미술계에서도 그녀의 예술혼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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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역시 그녀는 천경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