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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스강의 자작시
과분한 황금 / 세이스강(이윤재)
매월 25일이면 어김없이
연금이 통장에 들어오네
아니 벌써 242개월이라니 참 긴 세월이구려
2,554,370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
아껴 써도 결국 병원비로 사라지네
이러려고 살아온 건 아닐진데
그래도 오늘, 지금 숨 쉬고
걸을 수 있고
세상의 반이라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네
고교 졸업장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시작한 공직 생활
21년 8개월 그리 길지도 않던 시간이었는데
연금 수령은 이미 20년을 훌쩍 넘겼구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국립 철도고등학교에서 배움을 얻고
국비로 석사와 박사까지 오를 수 있었으니
참 고마운 세월이었네
참여정부에서 사무관의 월계관을 받던 날
작은 승리를 이루었다 여겼지만
인생은 또 다른 길을 보여주었네
아직도 숨 쉴 날이 아득하기만 한데
이 과분한 황금을 어찌할까나
남은 걸음은 감사의 길로 내디디며
손 내밀어 도울 수 있을 때 돕고
배울 수 있을 때 배우며
이제는 나누는 자원봉사자로 생활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