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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글 Jun 26. 2024

첩첩수심 (疊疊愁心)

겹겹이 쌓인 근심.

이 표현은 깊은 산골을 나타낼 때도 쓰이고, 어려움이 더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낼 때도 쓰입니다. 첩첩수심()이라고 쓰면 더 분명하게 ‘쌓이고 쌓인 근심’을 나타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었다."


 항상 그 마음으로 끊이지 않는 노력을 했다. 물론 내가 노력하는 것은 나를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그 대가를 바라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력이 나를 배신하지 않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분명 누구보다 노력하고 열심히 했는데 나는 정말 남들에게 나, 이만큼 노력하고 있어요 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만큼 했는데 돌아오는 것이 너무나도 없었다. 결국, 무엇을 위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대한 잠을 줄이고 남들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일과를 시작했다. 어느 날에는 잠을 자지 못하고 이 틀을 꼬박 새우며 일을 하기도 했고 어느 날은 온몸이 아파서 덜덜 떨면서도 약속한 일을 끝내야 했다. 그렇게 해서 내게 돌아오는 것? 당연히 있었다. 돈, 그게 다였다. 돈을 위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죽을 때 그 돈 다 가져가는 것도 아닌데 아아 일단 지금은 살아가고 있으니까 돈이 필요하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건가?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고민을 하면 할수록 깊은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하루하루 무언가가 내 기분을 망치고 있었다. 분명히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고는 있지만, 그것이 나를 살게 해주는 건 아니었다. 지친다는 말이 딱 맞은 것 같다. 지금 나는 너무 지쳐있다. 잘해봐야지 내일은 더 힘내봐야지 하지만 힘이 나지 않는다. 특히 사소한 일이라도 내 하루에 영향을 주는 일이 생길 때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이러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은 날에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아무도 모르게 숨어버리고 싶다. 쉼이 필요하지만 아파서 쓰러져도 쉬지 못하는 현실이 숨이 막힌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까지 만들었나 도대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이런 걱정을 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 숨이 막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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