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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하글 Nov 16. 2024

영감만이 시를 만드는가?

고정된 틀을 넘어, 노력의 가치를 말하다.

  대부분의 예술은 꾸준한 노력과 연습을 통해 완성된다고 인정받는다. 하지만 시에 대해서는 유독 영감이나 예술가의 특별한 감수성 속에서만 나온다고 여기는 시선이 많다. 이는 시를 신비화하면서 동시에 제한하는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시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탄생한 시는 왜 ‘진정한 시’로 여겨지지 못하는가?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이기만 해야 훌륭한 시라는 기준은 누가 만든 것일까? 고독과 예술적 고뇌를 상징하는 시인만이 감탄을 자아내는 시를 쓸 수 있다는 편견은 시의 가능성을 얼마나 좁히고 있는가?      


  시는 그 자체로 자유로운 문학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를 강조하는 문학을 우리의 기준과 틀 안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 많은 이들이 ‘영감’이라는 단어를 앞세우며 시를 낭만적으로 포장하지만, 과연 창작의 모든 순간에 영감만이 필요할까? 꾸준히 관찰하고 경험하며 표현하려는 마음가짐 또한 시를 완성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시는 예술가의 독특한 감각이든, 꾸준히 쌓아온 노력의 결과물이든 모두 같은 가치를 지닌다. 중요한 것은 시가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와 그것이 얼마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이다. 더는 시를 특정 이미지와 고정된 틀에 가두지 말고, 다양한 방식으로 탄생한 시를 받아들여야 한다.     


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은 이제 벗어야 하며, 시가 가진 다채로운 가능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더 풍성한 문학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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