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수학밥 먹이기 11

교구수학, 창의력 수학이 별 건가 블록예찬

by 피크히나
집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교구 그리고 놀이


저학년까지 수학은 손으로 시작되는 것이 맞습니다. 추상적인 개념이 발달하기 전까지 구체물을 사용해서 개념을 만들고 이해하는 건 중요합니다. 필요한 건 알겠지만 한다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거나 안 한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 영역입니다. 그래서 가베, 플레이 팩토, 놀이수학, 교구 수학 등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까지는 가성비가 낮고 집에서 간단히, 아이들도 엄마도 편하게 놀면서 수학을 만날 수 있는 경험이 좋은 것 같습니다.


블록 그 다양한 이름

저희 집에는 놀이방이 있어서 놀잇감을 정리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하다가 잠시 나갔다 들어와서도 이어서 놀이를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어떤 놀이는 여러 날 거쳐서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이 공간에 장난감은 많이 없지만 다양한 놀잇감이 있었습니다. 쓰임이 한정되지 않고 아이들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놀잇감을 선호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블록입니다.


제일 처음 마련한 블록. 저렴하지만 놀이기간이 길어서 가성비가 최고


첫째가 두세 살쯤 구입한 것 같습니다. 와플블록, 천재블록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으로 엄청난 피스의 플라스틱 블록이 커다란 상자 가득 있지만 저렴합니다. 홈이 파 있는 딱딱한 재질보다는 유아가 잡기 쉽고 다치지 않게 입체로 되어 있고 속이 비어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 블록은 무한한 놀이법이 있습니다. 높게 쌓기도 하고, 하나씩 빼기도 하고, 분류도 하고, 역할놀이에서는 음식도 되었다가 마법의 물건이 되기도 했다가 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커다란 벽을 만들어서 집처럼 놀이를 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소근육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조금 정교한 물건을 만들면서 대략적인 수를 셀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벽을 만들 때 한쪽은 다섯 개를 연결했는데 다른 쪽은 네 개를 연결했다고 한다면 눈으로 보고 한 개를 금방 더 채워 넣습니다. 이 모든 놀이과정에 제가 할 일은 없습니다. 가끔 바닥에 너무 많으면 넘어질 수 있으니 정리해 주고 세척을 해 줄 뿐입니다.


무한대의 변신가능 나무블록


이건 어디서 얻어서 생겼던 것 같습니다. 나무가 여러 가지 색과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훗날 배울 입체도형 교구와 똑같습니다. 아이에게 삼각형, 사각형, 원 혹은 원기둥의 이름이나 특성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지만 만져보고 굴려보고 쌓아보면서 아이들은 도형을 스스로 익혀갔습니다. 어떤 것을 만들어보라고 말하거나 책자를 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놀이방에 두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어떤 날은 기차가 되었다가 다음 날은 집이 되고 또 다른 날은 마구 잡이로 굴리기 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잘 굴러가는 모양을 자신들도 모르게 실험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예습했습니다.


레고듀플로

아이 있는 집마다 있다는 레고를 선물 받았습니다. 정말 커다란 노란색 통에 저런 블록들이 다양하게 들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무엇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식을 하지 못한 채 마구잡이로 쌓아 올리다가 그냥 다른 놀이의 부속품처럼 쓰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책자를 스스로 뒤적여서 똑같이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두 아이가 잘 놀기도 했고 위험하지만 않으면 놀이에서는 허용했기에 크게 개입할 일도 없었습니다. 정말 자유롭게 놀면서 익혔습니다. 여기서 어떤 것을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가면 아이들은 재미있지가 않고 상상력은 자라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엄마가 힘들어집니다. 놀아줄 수는 있지만 되도록 개입이 적어야 서로가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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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블럭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놀이를 한 다음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해서 아는 집에서 일 년 정도 빌려왔던 멕포머스입니다. 사방에 자석으로 잘 붙고 잘 떨어져서 조금 더 각을 이용해서 다양하게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작은 세모로 공 만들기, 긴 세모로 공 만들기, 다각형을 이용해서 만들기 등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같은 모양을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또, 우연히 붙어서 생긴 모양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붙여서 새롭고 신기한 모양을 만들고서는 뿌듯해하기도 했습니다. 다각형과 각 도형의 입체적인 모양을 구성하고 실현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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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큐브 칠교


연결큐브와 칠교는 간단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긴 시간 사랑받으면서 아이들의 놀이시간을 책임져주었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이후 세모큐브, 3*3 큐브, 4*4 큐브, 레고, 나노블록 등 다양한 블록과 큐브를 만나게 됩니다.


발달에 맞춰서 블록도 진화


위에서 쭉 살펴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만난 블록의 순서에 중요한 점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우선, 크기가 작아집니다. 큰 블록에서 작은 블록으로 결합이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자유롭게 노는 것을 선호하다가 어느 순간 보고 따라 하거나 똑같이 만드는 것을 원하는 시기가 오면 가지고 있는 블록의 만들기 견본을 프린트해 주면서 그에 맞게 제공하였습니다.


수 놀이와 창의성에 초점을 두고 소개했지만 사실 그건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것입니다. 그 순간에는 아이의 발달상황에 맞춰서 즐겁게 잘 놀 수 있는 것을 적절하게 제공했습니다. 나중에 쌓기 나무나 도형 부분을 접할 때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이가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에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 모양을 만들어 보면서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어릴 때 손으로 조작하는 것은 뇌발달은 물론 창의력, 소근육발달 등 다방면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교구도 놀이처럼

유치원에서 7세가 되자 한 달에 하나씩 수학교구를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찾아보니 플레이팩토키즈 3단계에 해당하는 교구였습니다. 매달 하나씩 받다 보니 구성이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텐텐보드

도트막대

패턴블록

수연산세트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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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정도였지만 아이는 잘 놀고 초등학교에 가서 해당수학단원을 만나서 알아서 꺼내서 다시 놀면서 복습을 했습니다. 특히 패턴블록은 정말 다양한 문양을 만들고 다양한 놀잇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럼 구입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시죠? 찾아보니 개별로도 팔고 있고 중고시장도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학습지와 함께 활동을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수학적 사고만을 놓고 본다면 놀이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유치원까지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학습을 합니다. 정형화된 방법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얻은 것들로 깨달음을 쌓아갑니다. 이렇게 학습의 양이나 방향, 속도가 아닌 '즐거움'과 '자율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책상에 앉아서 교구의 사용법을 익혀서 그 사용법 대로만 수학을 대하기에는 아이들의 무궁한 상상력이 너무 큽니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어주세요. 분명, 놀이 속에서 창의성과 수감각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창의수학, 교구수학 아이들은 하고 있답니다.


저희 집의 창의놀이의 꽃 보드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마련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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