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을 너에게! 스스로 수학밥 먹기
주도권 넘기기. 시간표와 체크리스트
아이 옆에 앉아서 매일 10분, 15분, 20분 분량의 과제를 지켜보고 챙겨주었습니다. 한 몇 달을 반복하다 보니 아이가 매일의 할 일을 몸으로 익혔습니다.
'오늘은 무슨 요일이야. 오늘은 학교 끝나고 어디를 다녀와야 해. 몇 시쯤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 때 할 일을 해야해. 오늘의 할 일은 이런 것들이 있어. '
이런 생각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습관으로 자리잡혔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스스로 수학밥을 먹을 수 있도록 주도권을 점차 넘기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몸으로 움직이고 있는 일과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시간표로 정리해서 주었습니다. 학교에서 시간표를 사용하기에 익숙한지 몇 번 설명하자 쉽게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알림장 앞과 책상 앞, 집에서 눈에 띄는 곳까지 세 곳에 붙여놓았습니다.
시간표와 체크리스트는 상황에 따라 수정해서 제시했습니다. 시간표는 아이가 시작적으로 지금 해야하는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또 해야하는 것을 초반에는 한 두개씩 잊어버리고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체크리스트를 사용했습니다. 할 일 목록을 써 놓고 처음에는 같이 표시를 하다가 나중에는 하루의 끝에 체크리스트만 확인해주었습니다. 체크리스트 종류도 스티커 붙이기, 다 하고 넘겨서 확인하는 방식, 목록을 지워가는 방식 등 다양하게 사용해보다가 표로 간단하게 자리잡아갔습니다. 나중에 할 일이 습관화 되면 시간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시작시간이 중요!
그 시간에 할 일을 인지한다고 해도 다른 일을 하다가 딱 5시가 되었다고 책상에 앉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쉬고 있거나 놀고 있는 중에 시간에 맞춰서 집이라는 편안한 장소에서 공부를 시작한다는 건 중고등은 물론 어른들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 아이가 초등 3학년 정도라면...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수학학원을 많이 가게 됩니다. 환경과 시간을 학습이라는 초점에 맞춰서 움직이게 되는 공간으로 분리하는 겁니다.
그럼 집이라는 편안한 공간에서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인지'하는 것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습관입니다.
자동화가 되어야 합니다. 고민을 줄이고 당연히 하는 일과에 수학밥먹는 시간을 넣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이를 위해서 부모가 시간을 정하고 교재를 선정해서 함께 앉아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연습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팁을 더하자면
시작!
만 잘 된다면 이후는 조금 더 수월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앉아서 같은 과제를 하는 연습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연습의 '시작'만 조금 도와주면 됩니다.
위의 시간표를 정할 때 이미 부모 머릿속에 큰틀이 있지만 같이 시간을 고민하면서 배치하는 과정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러면서 하루 과제양과 시작시간을 정합니다. (처음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시작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매일 6시에 식탁에 앉아서 수학연산한장-> 수학교과한장-> 한자 한장 순서로 하기로 아이와 정했다면 다음 날6시에 먼저 식탁에 앉아서
"6시가 되었네. 이제 앉아서 시작하자."
라고 말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이는 해야하는 것은 알지만 시간을 잊고 놀이에 몰입했을 수도 있고 기억해도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작'시간이 되었고 '시작'해야 함을 알려주면서 약속을 상기시켜주면 됩니다.
(이후 한달, 몇 달, 일년 등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알아서 시작시간에 시작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할 때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말을 줄이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 서로 즐겁게 좋은 학습습관을 자리잡는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당근은 때때로, 기본 룰은 엄격하게
저희 아이들이 즐겁게 매일 학습을 한 건 당연히 아닙니다. 놀기 위해서 한 것 뿐입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고 핸드폰을 사주지 않았기에 영상이나 게임을 관리하기가 쉬웠습니다. 주말에 게임을 하기 위해서 매일의 할일을 열심히 할 뿐입니다. 기본 룰은
할 일을 하고 논다
입니다. 아주 간단한 이 룰은 모든 논쟁의 기본 뼈대가 되어 줍니다. 쉬는 시간은 필요하지만 본격적으로 보드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고 싶으면 할 일을 끝내고 해야합니다. 마침 할 일도 적고 어렵지 않기에 재빠르게 끝내고 하고 싶은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주말만 가능합니다. 기본 게임시간이나 아이들 간의 순서도 같이 의논해서 정했습니다. 영어영상만 집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것도 할 일을 다 한 경우 가능했습니다. (텔레비전이 없는 집이기에 리틀팍스같은 영어영상이 당근으로 작용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기본 룰을 예외없이 떼를 써도 일관성 있게 적용하다 보면 받아들이게 됩니다. 룰을 정할 때는 의견을 나누되 정한 후에는 흔들리지 않는 자세가 중요합니다.